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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폭발로 23명 다친 목욕탕, '폐유 수준' 기름 사용했다

<앵커>

지난달 부산의 한 목욕탕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경찰과 소방관 등 스무 명 넘는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경유를 쓰겠다고 허가받았던 이 목욕탕이 알고 보니 값은 싸지만 폭발할 위험이 폐유 수준의 기름을 썼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KNN 하영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부산 동구의 한 목욕탕 폭발사고 당시 모습입니다.

소방대원들의 진화작업으로 큰 불길이 잡히는가 싶었는데, 순식간에 거대한 불길이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이 사고로 소방과 경찰 등 23명이 다쳤습니다.

합동감식 결과 이 목욕탕은 기름탱크에 경유를 쓴다고 허가를 받아놓고 사실 폐유 수준의 정제유를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유 가격은 L당 1천6백 원대인데, 목욕탕에서 사용한 정제유는 L당 8백 원대로 절반가량 저렴합니다.

값은 싸지만 안전사고에는 훨씬 취약합니다.

경유는 인화점이 50도 이상인데 반해, 이 목욕탕에서 사용된 정제유는 인화점이 -20도 수준입니다.

인화점이 낮은 만큼 불이 더 잘 붙고 폭발 위험성도 더 커지는 겁니다.

[류상일/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 이게 '슬롭 오버' 현상이라고, 끓고 있는 기름에 차가운 물이 튀면 갑자기 유증기라든가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팍 튀는 현상이 발생하거든요. 온도 차이가 급격히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터질 수가 있어요.]

정확한 최초 발화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사고 이후 소방은 부산 목욕탕 109곳을 대상으로 안전검사를 벌여 허가와 달리 다른 기름을 사용한 업장 등 28곳을 적발했습니다.

적발 목욕탕에는 46건의 행정명령과 5건의 시정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목욕탕 업주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위험물 취급 위반 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재현 KNN)

KNN 하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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