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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자국민 대피, 한국에 늦어"…기시다, 추락하는 지지율

[월드리포트] "자국민 대피, 한국에 늦어"…기시다, 추락하는 지지율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이후 이스라엘로부터 자국민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이스라엘에 있는 일본인 8명을 두바이로 대피시키면서 1인당 3만 엔(약 27만 원)의 비용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다. 하루 앞서 한국 공군 수송기가 한국인 163명과 일본인 51명을 무료로 서울로 데려온 것이 비교가 되면서 인터넷 등이 들끓었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대표는 자신의 SNS에 "현 정권의 정세 분석력, 교민 수요 파악력, 자국민을 도우려는 각오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대피, 한국에 늦어"

지부티로 향하는 자위대 항공기 (사진=AP, 연합뉴스)

대체로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산케이 신문도 18일 '한국에 비교해 늦지 않았나'는 사설을 통해 "위기는 근소한 시간차가 명암을 가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본은 재작년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도 사실상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투에서는 신속함이 으뜸으로 아무리 정교해도 늦는 것보다 서툴러도 신속한 편이 낫다'이라는 말을 곱씹어야 한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등도 전용기 탑승하는 경우 탑승객에 일정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서 일반 항공기도 운항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종의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스라엘 사태 또한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지부티, 요르단에 자위대기를 전개해 놓고 자국민 대피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경우에는 자위대법에 따른 '재외국민의 수송'에 따라 비용은 청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그리고 지난번 보답 차원인지 20명 정도의 한국 국민들도 탑승시키겠다고 한국 정부에 말해 이들을 태운 자위대기가 오는 21일 도쿄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율은 역대 최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들어 실시된 일본 주요 언론사의 조사를 보면 34%(요미우리), 29%(아사히) 25%(아사히) 등 수치만 다를 뿐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매달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에는 우리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마이넘버카드의 개인정보 관리부실과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가 거의 1년가량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근원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는 20일 임시국회 개회 이후 기시다 총리의 소신표명연설에도 경제회복에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게다가 방위비, 저출산 대책 등을 증세로 해결한다는 방침이어서 세금 올라가는 것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국민들이 정권을 고운 눈으로 바라볼 리가 없다. 결국 이번 이스라엘 문제도 군용기가 아닌 전용기를 띄우게 되면 일정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임에도 그동안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안 없는 정권 연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정부로서는 구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 청구를 떨어지고 있는 지지율의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 한참 전에 소비된 화제로 잊혀가는 이슈에 대해 뒤늦게 내놓은 강경책은 여론에 반영되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 자신의 파벌에서 후보를 낸 다음 주에 있을 보궐선거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내각 지지율은 물론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 또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결과 예측이 어렵다. 그나마 기시다 총리에게 다행이라면 자신이 물러난다고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이대로 정권이 연장되고 있지만, 이 점이 기시다 총리 본인에게는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보다 더 아픈 지점일지도 모른다.

(사진=AP,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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