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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뛴 월세…살 곳 없어 폐가로 가는 '그룹홈'

<앵커>

형편이 어렵거나 학대받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그룹홈'이라는 소규모 시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거비가 많이 올라서 서울의 한 그룹홈은 폐가를 고쳐 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데, 김민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집안 벽에는 새카만 곰팡이가 피었고, 마당에는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북한 이탈 청소년 그룹홈이 새로 이사를 와 생활해야 하는 곳입니다.

[김태훈/그룹홈 운영자 : 노숙자 쉼터로 사용하던 곳이었어요. 지금 전기도 죽어 있는 곳이 많아서 전기 공사를 지금 하고 (있어요.)]

기존에 살던 집을 재계약하지 못해 아이들 8명이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이자, 폐가를 하나 구해 고쳐 쓰기로 한 것입니다.

[조청룡/북한 이탈 청소년 : 애들이랑 함께 지내고 있는데 헤어지면 멀어지는 만큼 또 이제 마음도 멀어져서 서로 못 보게 될까 봐.]

그룹홈은 북한 이탈 주민, 가출 청소년 등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시설로, 서울에만 66곳 있습니다.

보통 운영자가 집을 마련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운영비, 인건비와 주거 지원금을 지원하지만, 운영비는 월 35만 원에 불과합니다.

인당 20만 원 정도인 주거 급여로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했는데, 최근 서울 시내 월세가 많이 올라 집을 구하지 못한 것입니다.

[김태훈/그룹홈 운영자 : 우리 식구가 살 정도의 집을 좀 월세를 찾으려고 해도 월 최하 100만 원 있어야 되더라고요.]

LH나 SH 시설 지원이 가능하지만, 그룹홈 설립 기준인 전용면적 82.5㎡가 넘는 넓은 아파트를 지원받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준섭/아동그룹홈협의회 사무국장 : 기준에 맞거나 더 넓은 공공주택이 적은 상황이고, 학교와 가까운 주택을 지원받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돌봄 사각지대를 메울 대안으로 마련된 '그룹홈', 예상치 못한 주거비 폭등이 아이들을 다시 험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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