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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티끌이더라도"…'거지방' 대기 명단까지 등장

<앵커>

먹고 살기 어렵다 보니 하루에 돈을 아예 안 쓰거나 극도로 소비를 줄이겠다는 젊은 층이 늘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자고 서로 질책하거나 격려한다는 단체 채팅방은 이미 꽉 차서 대기 명단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박예린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김재우 씨는 지출을 줄이는 일명 '거지방'에서 5개월째 활동 중입니다.

기프티콘 중고 거래를 하면 제품을 정가보다 싸게 사는 등 다양한 절약 팁을 실천해 지출을 20% 정도 줄였습니다.

[김재우/절약방 참여자 (20대 직장인) : 거주비나 공과금 걱정도 해야 되고, 가스비나 전기료 오른다는 얘기도 보면 덜컥 겁나고. 이게 한 달, 1년 쌓이면 되게 무시 못할 금액이 될 것 같았어요. 사실 티끌 모아 티끌일 수도 있지만….]

일명 '거지방'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오픈채팅방 정원인 1천500명을 꽉 채웠고, 대기도 생겼습니다.

[도용수/절약방 운영진 (30대 자영업자) : 계속 마이너스가 꽂히더라고요. 제 지갑 형편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점점 안 좋아지다 보니까. '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걸 한 번 봐야겠다.']

현재 운영 중인 절약방만 수십여 개에 달할 정도입니다.

낭비를 꾸짖고 절약을 독려하는 수많은 조언들, 실제로 반나절 동안 실천해봤습니다.

식당 대신 편의점 도시락을 점심으로 선택했고, 1천 원당 100원씩 통신사 할인도 챙기라는 정보대로 300원 할인도 받았습니다.

커피는 회사 탕비실을 적극 활용하고, 집과 직장이 가까우면 따릉이 정기권을 끊어 최근 오른 버스나 지하철 요금보다 교통비를 아끼는 식입니다.

지하철로 출근해 점심으로 9천 원짜리 해물 칼국수를 먹고, 아이스커피를 마신 어제보다 8천700원을 절약했습니다.

한 달이면 25만 원 넘게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수진/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 (청년층은) 가처분소득(여윳돈)이 줄어들면 소비 타격이 제일 큰 집단이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어떤 욕구는 높은데 해소하기 어려운 측면에서 드러나는 형태가 아닐까.]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며 젊은 층이 대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절약'이 된 현실, 취업률 반등 등 소득 여건이 나아져야 상황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승진,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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