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가 오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2주간을 '실패주간'으로 정했습니다.
'실패 주간'은 카이스트에서 처음 이뤄지는 행사로, 해당 주간 카이스트에서는 '실패'를 주제로 하는 전시, 교류, 강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 모든 행사를 총괄한 것은 카이스트 '실패 연구소'입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실패 연구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는 과감한 도전정신 함양을 목표로 지난 2021년 6월 설립됐습니다.
연말이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제시한 2024년 키워드 중 하나는 '육각형 인간'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개인의 학력, 직업, 자산뿐만 아니라 성격과 외모 심지어는 집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완벽하길 바라는 '육각형 형태의 인간'을 선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게 완벽해야 하는 우리의 삶에서 '실패'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카이스트 실패 연구소는 "최고의 성공은 과감한 도전에 의해서만 이룰 수 있고, 과감한 도전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때에만 가능하다"라고 설명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완벽한 '육각형 인간'은 결국 실패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사진전은 일과 성장, 생활, 회복력 등 4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일상에서 실패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당시 생각을 기록한 메모로 꾸며졌습니다.
전시 작품들은 지난 6월 31명의 재학생들이 경험한 실패의 보편적 특성과 건강한 개입 방안을 찾기 위해 진행한 실패연구소의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됐습니다.
전시 작품 중에서는 케미컬 0.1mL으로 인해 모든 실험 계획이 취소되고 이미 쏟은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됐다는 사연을 전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의자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일상 속 '실패의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11월 1일에는 '실패학회: 망한 과제 자랑 대회'가 열립니다. 해당 행사는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학업뿐만 아니라 연애, 진로 등 인생 과제에서 실패한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해당 행사에서는 ▲마상(가장 마음 아픈 실패 경험 발표자) ▲떡상(가장 응원하고 싶은 발표자) ▲연구대상(자신의 실패를 가장 흥미롭게 풀어낸 발표자) 등 수상 부문도 만들어 유쾌한 실패 공유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실패주간의 마지막 날인 11월 3일에는 리사 손 미국 콜롬비아대 버나드 칼리지 심리학과 교수와 김수안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를 초청해 'KAIST 실패세미나'를 개최하며, 다양한 분야 리더들의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고 '실패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에 대해 청중과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조성호 KAIST 실패연구소장은 "성취와 성공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KAIST 학생들의 일상과 인생 여정에도 실패와 역경은 반드시 존재하며, 그 속에서 함께 배울만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KAIST 실패연구소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