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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말 걸자 "맞은 적 있어"…AI 상담사 아동학대 포착

<앵커>

숨어 있는 아동 학대를 찾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상담로봇이 있습니다. 최근 이 로봇이 한 초등학생이 학대를 당한 정황을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아픈 곳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줄래요? (요즘에 좀 두통이 있는 거 같아.)]

초등학생과 편안하게 대화하고 있는 로봇, 만화 주인공 '빨간머리 앤'을 닮은 인공지능 아동상담사 '조앤'입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아동이 직접 버튼을 누르면,

[최근에 다쳤던 적이 있었나요, 없었나요?]

이렇게 전문가가 입력한 순서대로 조앤이 질문을 이어갑니다.

조앤은 최근 방과 후 돌봄센터에서 초등학생 A 양과 상담하다 뚜렷한 아동 학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A 양이 "가족에게 맞은 적이 있다", "원하지 않는데 몸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답한 겁니다.

임상심리사가 추가 상담에서 학대 정황을 재차 확인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임종순/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사무국장 : 맞아서 다쳤다라는 말을 분명하게 상담사한테 얘기를 한 부분을 확인을 했고요.]

경찰은 부모를 격리조치한 뒤, 실제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인공지능 아동상담은 여러 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양부모의 학대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가 숨겨진 아동 학대를 찾아내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만들어진 조앤은 지난 2년간 사례 수백 건을 학습해 임상심리사 상담결과와 90% 이상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실제 상담도 500건 넘게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이주원/임상심리사 : 면담 과정에서 아이의 말투라든지 어조라든지 이런 부분까지 취합을 해서….]

협회 측은 각 시도 교육청, 경찰과 연계해 인공지능 상담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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