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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임승차권 두고 논란 여전…"복지 그 이상의 의미"

<앵커>

만 65세 이상 분들은 법에 따라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죠. 지하철 적자 문제 등 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합니다. 어떤 게 우리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건지 다각도로 따져보는 게 관건일 텐데요.

심우섭 기자가 여러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다 은퇴한 박재홍 씨, 책 한 권을 챙겨 지하철에 오릅니다.

창 밖으로 탁 트인 풍경을 즐기는 게 일상의 즐거움입니다.

[박재홍/73세, 안양시 :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니까 좀 복잡하기도 하고 또 그 시간대는 피해야겠다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철도 박물관을 둘러본 뒤 호숫가에서 직접 싸온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약속 장소로 향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는 비용이 만 원을 넘지 않는데, 다 무료 지하철 덕분입니다.

[박재홍/73세, 안양시 : 냉방칸 같은 데에서 책을 보게 되면 주의력이 집중되는 그런 도서관이 돼요, 저한테는.]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65세 이상 모두가 무료로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지하철 혜택을 조명했습니다.

무료 지하철을 타고 일상을 보내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출퇴근 시간 탑승 자제, 앉아 있는 젊은이 앞에 서지 않기 등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이들의 암묵적인 규칙도 소개했습니다.

현재 수도권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역의 수만 585개, 도심은 물론 산과 바다까지 못 가는 곳이 없습니다.

[캐서린/23세, 뉴욕 출신 영어강사 : 서울 지하철은 아주 조용하고 다리를 건널 때 특히 경치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뉴욕이나 워싱턴 지하철에서는 모두가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고 심지어 악기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고령화 시대에 우대권 이용객 수가 18%까지 올랐고 누적된 적자로 일부 지자체는 무상 이용 연령 상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980년 처음 지하철 노인 우대권을 도입했던 차흥봉 전 복지부장관을 만났습니다.

[차흥봉/81세,  전 보건복지부 장관 : 우리나라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함으로써 얻는 건강 효과를 돈으로 계산한 게 있는데 4천억 원쯤 됩니다. 볼일을 보러 가기도 하고, 놀러 가기도 하고, 국가적으로 보면 노인 의료비를 절감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거죠.]

지하철 요금이 인상될 때마다 세대갈등 논란까지 제기되는 만큼 노인 우대권 제도의 사회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박진호, 영상편집 : 이상민, 화면출처 : 유튜브 레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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