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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하마스 지지 안 한다"…서로 다른 팔레스타인, 왜?

<앵커>

앞서 전해드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하마스도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이럴 만한 배경이 있습니다.

깊은 백브리핑, '딥빽'의 김혜영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이런 반응은 예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치정부와 하마스, 서로 가끔 대화를 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원수지간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자치정부는 '파타'라는 정파가 이끄는데요.

이 '파타'가 이끄는 자치정부와 하마스는 각각 팔레스타인을 이끄는 두 축으로, 지난 2006년 총선을 기점으로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게 됩니다.

당시 총선에서 하마스는 전체 132석에서 74석을 얻어서 당시 45석에 그쳤던 파타를 제치고 1당이 됐고요.

자체적으로 총리도 선출했는데요.

이렇게 하마스가 주도하는 내각에 정작 파타가 참여하기를 거부하면서 이 사태는 양측 간 무력 충돌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보다 못한 사우디아라비아가 2007년 중재를 해냄에 따라서 통합정부가 출범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했던 미국과 유럽연합 EU가 하마스 주도의 통합정부에 원조를 중단해 재정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파타가 독단적으로 내각을 해산해버린 건데요.

이에 반발한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무력으로 장악하게 되고 이후 팔레스타인은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파타 주도의 자치정부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로 분열하게 됩니다.

자치정부와 하마스의 노선도 완전히 다릅니다.

하마스는 정강정책상 이스라엘을 소멸시키는 게 목표인,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정파입니다.

반면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30여 년 전부터 무장 투쟁이 아닌 국제사회가 인정한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해 온 주체입니다.

하마스에 선을 그은 배경에는 바로 자신들이 추진해 왔던 이 해법이 물 건너갈 것을 우려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이희수/성공회대 석좌교수 : 두 국가 해법이라는 것은 팔레스타인이 갖고 있는 그랜드 플랜인데 말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굉장히 우려하는 거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하마스와 달리 평화적 해법을 추구하는 만큼 서방의 인정은 받고 있지만, 그만큼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순종적이고 또 이스라엘에는 무르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편집 : 이홍명, CG : 성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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