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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는 어디 있나요" 오열…대피 자체가 '도박'

<앵커>

시간을 좀 벌기는 했지만, 가자 주민들은 집을 지켰다가는 죽는 건 시간문제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삼삼오오 피난길에 나서기도 했는데 그 길에도 포탄이 계속 날아들고 있습니다.

이어서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전단지.

'즉시 집을 떠나라'는 글과 남쪽 표시가 그려진 이 종이 한 장이, 가자 주민에겐 한없이 무겁습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싣고 피난길에 오른 차량행렬이 이어집니다.

탈것이 없는 사람들은 보따리를 싸들고 걷습니다.

한 아름 짐을 품에 안고, 제 몸보다 더 큰 짐을 머리에 짊어진 소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남쪽을 향해 무작정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아부 하산/가자시티 주민 : 나의 아들딸, 이웃들이 모두 떠났습니다. 제발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24시간 이내 대피 통보 이후, 수만 명이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팔 전쟁 구급차 내 상황

대피령 속에서도 공습이 이어지고, 구급차에까지 포탄이 날아옵니다.

부상자들은 이동 자체가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하마스는 피난길을 막고 있습니다.

[조나단 콘리쿠스/이스라엘군 대변인 : 하마스가 민간인 이동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차원에서 소름 끼치는 행위입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의 장모는 가자지역에 가족을 찾아갔다가 발이 묶였습니다.

[엘리자베스 엘 나클라/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장모 : 이게 나의 마지막 영상이 될 것입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우리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고 100만 명이 된다는데, 여기에는 음식도 물도 없습니다. 또 그들이 대피 중에도 폭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들을 어디에 둘 것인가요?]

임박한 지상전에, 이게 마지막 영상일 수 있다며, 인류애를 호소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엘 나클라/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장모 : 인류애는 어디로 갔나요? 어떻게 사람들은 세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둘 수 있는 건가요? 하느님이 우리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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