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S 시작도 전에 화제…역대 두 번째 2천승 감독끼리 맞대결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는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두 메이저리그 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알링턴)와 휴스턴 애스트로스(휴스턴)의 맞대결입니다.

두 팀의 ALCS 1차전은 오는 16일 오전 9시(한국시간) 휴스턴의 안방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막을 올립니다.

같은 연고 팀끼리의 대결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지하철 시리즈'(뉴욕 양키스-메츠), '프리웨이 시리즈'(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있습니다.

이번 텍사스와 휴스턴의 대결은 텍사스주의 주기(州旗)에서 따온 '론스타'(Lone star) 시리즈입니다.

별 하나가 박힌 텍사스 주기는 무척 상징성이 커 '외로운 별'로 통하는데, 텍사스 주민들이 미국 연방에 편입하기 전 멕시코와 벌인 독립전쟁을 떠올리면 '독립한 별'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텍사스주 북부 댈러스와 포트워스 광역도시권에 있는 부자 동네 알링턴을 홈으로 사용합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미국 4대 도시이자 외교 공관이 밀집한 남동쪽의 국제도시 휴스턴을 본거지로 삼습니다.

두 팀의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두 팀을 ALCS로 이끈 사령탑의 이력에 더욱 큰 관심이 집중됩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두 백전노장 승부사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입니다.

MLB닷컴에 따르면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과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포스트시즌 사상 역대 두 번째로 2천승 감독끼리 대결합니다.

2천승 이상을 거둔 감독은 빅리그에서 12명 밖에 없습니다.

베이커 감독은 올해까지 감독 재임 26년 동안 정규리그에서 통산 2천183승을 거둬 이 부문 7위를 달립니다.

은퇴 4년 만에 다시 감독 지휘봉을 잡고 26번째 시즌을 마친 보치 감독은 2천93승을 올려 10위에 올랐습니다.

둘이 합쳐 거둔 승수만 4천276승에 달합니다.

2천승 감독끼리 매치업은 2009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벌어졌습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이끌던 토니 라루사 감독(2천552승)과 다저스의 조 토리 감독(2천246승)이 새 역사를 창조했습니다.

라루사 감독은 통산 승수를 2천902승(2위)으로, 토리 감독은 2천326승(5위)으로 각각 늘리고 은퇴했습니다.

현역 메이저리그 사령탑 중 최고령 1, 2위를 달리는 베이커 감독과 보치 감독은 또 역대 포스트시즌 세 번째로 68세 이상 감독끼리의 대결을 앞뒀습니다.

이에 앞서 2021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라루사(77세) 감독-베이커(72세) 감독, 2003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펠리페 알루(68세) 감독과 잭 매키언(72세) 감독이 맞붙었습니다.

무관의 설움에 시달리던 베이커 감독은 지난해 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해 미국 4대 스포츠를 통틀어 챔피언 반지를 낀 역대 최고령 감독 또는 헤드 코치 신기록을 작성했고, 올해에도 우승 축배를 들면 기록을 경신합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내셔널리그 정상으로 지휘한 보치 감독은 서로 다른 세 팀을 이끌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역대 7번째 감독이 됐습니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제도가 도입된 1969년 이래 세 팀을 모두 리그 우승으로 이끈 사령탑은 아직 없어 보치 감독이 첫 이정표에 도전합니다.

1969년 이전 시대까지 다 아우를 때 보치 감독이 올해 ALCS에서 휴스턴을 넘어서면 서로 다른 세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끈 역대 세 번째 감독이 됩니다.

보치 감독은 샌프란시스코를 맡던 2012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베이커 감독의 신시내티 레즈를 3승 2패, 역스윕으로 따돌린 이래 가을 야구에서 베이커 감독과 두 번째로 싸웁니다.

(사진=MLB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