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전현희 감사' 충돌…"정치 국감 유도" "말 맞추기 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늘(13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를 둘러싸고 충돌했습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와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박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상대로 "특정 감사위원의 정파성 문제"를 내내 거론, 감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해온 조은석 주심위원을 겨냥했습니다.

박 의원은 "전 전 위원장이 조 위원에게 소명자료를 보냈는데 그것을 정식 제출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다"며 "감사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조 위원에 대해 "전 전 위원장 감사와 관련해서 모든 절차에 사사건건 관여했다"고 지적한 뒤 "그전에도 이런 행태로 감사에 지나치게 많이 관여한 적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유병호 사무총장이 2021년 KBS 감사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본인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열람을 안 했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정작 자기네들은 피관기관 감사할 때 자료를 다 받아서 하면서 본인들이 감사받을 때는 제출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감사원 자료제출 문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전 전 위원장 감사·수사 요청 자료 일체와 함께 감사원장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사용명세, 공용차량 청사 출입 기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전 전 원장 '근태 감사'에 반영된 내용입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은 조 위원과 감사원 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는 '보고서 열람·결제 시스템'과 관련해 감사원 실무자의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직접 답변자를 특정하며 민주당과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소병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위원장이 '누구 그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을 하나"라며 "개그콘서트에 봉숭아학당 보는 것 같다"고 반발했습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말 맞추기"라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말을 해도 참 함부로 한다"며 "본인 출장 관련해서 해명이나 잘하라"고 맞받았습니다.

전임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해외 출장비 관련 '축소 의혹' 논란을 비꼰 것입니다.

이날 국감은 시작부터 조 위원을 비롯한 감사위원 배석 문제로 회의가 한 시간 넘게 중단되는 등 진통을 겪었습니다.

'표적 감사'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앞서 최 원장과 유 총장을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으며, 공수처는 최근 감사원을 압수수색하고 감사위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통보한 상태입니다.

역으로 감사원은 최근 조 위원을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습니다.

소병철 의원은 이날 회의 초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수처 수사를 거론하며 감사위원 배석 필요성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사전 협의도 없이 관행에 어긋나는 요구라며 맞섰습니다.

김도읍 위원장은 협의를 주문하며 감사 중지를 선언한 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과 동시 퇴장했고,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 의사진행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국감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정치 감사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맞받았습니다.

여야가 오전 중에만 감사위원들의 배석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끝에 국감은 정오 무렵에 가까스로 재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