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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금리 인상…"빚 중도 상환해도 이자 껑충"

<앵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4조 9천억 원 늘었습니다. 지난 8월보다는 증가세가 조금 꺾였다지만 잔액은 1천80조 원에 육박해 또다시 사상 최대입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규제하고 나서자 이번에는 은행이 기업에 눈을 돌리면서 기업대출이 11조 3천억 원 늘어 올해 최대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고금리 상황에 치솟는 이자 부담이 가계와 기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8년째 한 자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원 씨.

경기 둔화에 매출도 부진한데, 지난해부터 계속 오르는 대출 금리에 이자를 감당하기 버겁습니다.

[김정원/자영업자 : (손님이 줄어서) 세 번 오실 거 한 번만 오시고. 한 번 오실 거 안 오시고. 은행에 저도 내야 할 돈도 있고 물가도 오르고 그러다 보니까 되게 힘들어요.]

직장인 김 모 씨는 3년 전 1억 원을 빌린 뒤 중도에 1천200만 원을 갚았는데도 이자는 오히려 불어납니다.

2020년 한 달 19만 원이던 이자, 지금은 34만 원까지 늘었습니다.

[김 모 씨/직장인 : (이자 부담) 체감이 많이 되는 것이죠. 중간에 원금을 줄이는 조치를 안 했다면 큰일 날뻔했죠.]

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개월 연속 증가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중단하고 50년 만기 주담대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부의 대출 옥죄기 대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등이 증가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지만, 10월에는 다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가계대출의 문턱을 높인 규제로 은행들이 기업 영업을 확대하면서,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기업들이 수익성 회복을 통해서 부채상환능력 높이기가 어려운 국면이기 때문에 (기업대출) 부실화에 대한 위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계속된 금리 상승세, 국민, 우리 등 시중은행들은 대출 조이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이달부터 신규 주담대 대출금리를 0.1~0.2% 포인트씩 올렸습니다.

신한과 NH농협도 곧 가산금리를 올릴 전망입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9개 은행 대출 연체액이 지난해 말보다 40% 넘게 높아진 상황, 고금리 상황에서 급증하는 이자 부담이 가계와 기업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계부채의 양적, 질적 관리가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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