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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비 한달 124만 원…졸업하면 '7세 고시' 레벨테스트

영어 유치원비 한달 124만 원…졸업하면 '7세 고시' 레벨테스트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교습비가 갈수록 늘어 월평균 124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오늘(11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2021년 107만 원, 2022년 115만 4천 원에서 올해(6월 기준) 123만 9천 원으로 늘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이 170만 3천 원으로 가장 높고 충남(145만 9천 원), 서울(144만 1천 원), 인천(142만 6천 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하루 4시간 이상 주 5회 수업을 제공하는 학원을 기준으로 한 수치입니다.

교습비에는 재료비와 급식비, 차량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서울 강남의 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문의했더니 한국 나이 7세(만 5∼6세) 기준 한 달 교습비는 131만 원이었고 재료비와 차량비, 급식비 등을 모두 합치면 총 168만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기보다는 놀면서 활동적으로 학습하는 이른바 '놀이식' 학원으로 알려진 이곳은 교구를 통한 수리력, 사이언스(과학), 조형 교구 과목 등을 가르친다고 안내했습니다.

또 다른 강남의 학원은 "2개월 교습비가 300만 원대 초반이고 별도로 매달 식비, 재료비 등 30만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한 달에 200만 원 가까이 부담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들 학원에 입학하려면 40만∼50만 원대 입학비도 별도로 내야 합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영어 유치원 졸업 후 유명 초등 영어학원에 아이를 보내기 위한 '레벨테스트' 경쟁도 치열합니다.

이른바 '빅5', '빅10'으로 꼽히는 초등생용 유명 영어학원의 예비초1 레벨테스트 난도는 갈수록 높아져 '7세 고시'란 말도 나옵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에도 뜨거운 유아 사교육 열풍을 타고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840곳으로 2018년(562곳)의 약 1.5배 수준입니다.

서울(289곳)과 경기(221곳)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부산(73곳), 대구(41곳), 인천(33곳)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원생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4만 1천486명으로 역시 서울(1만 7천193명)과 경기(1만 756명) 지역이 절반을 훌쩍 넘어 67.4%에 달합니다.

사교육비 부담은 저출산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힙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이 2009∼2020년 국내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019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 의원은 "유아 사교육 시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서 유아 시절부터 부모의 배경에 의한 교육 불평등이 유발되고 있다"며 "영유아에 대한 과잉교육을 방지하고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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