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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여긴 창문이 없죠, 사실"…맛있는 급식 뒤 열악한 환경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반지하층에 있는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가 한창입니다.

돼지고기를 볶으니 연기가 쉴 새 없이 올라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매우 나쁨' 기준의 두 배에 육박하는 123마이크로그램이 나왔습니다.

[여긴 창문이 없죠, 사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 보니 천장 부근이 붉은색으로 표시됩니다.

연기와 증기 등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천장 밑으로 계속 쌓여 가는 겁니다.

[하현철/경남대 스마트공학과 교수 : 후드로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려면, 그만큼 다시 신선한 공기를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지하 조리실은 지상과 달리 외부 공기 유입량이 부족해 오염물질이 내부에 체류하게 됩니다.]

급식실 조리사들의 폐암 산재 승인서를 살펴봤습니다.

지하, 또는 반지하 조리실은 적절한 환기가 부족하고, 배기장치를 설치해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김은숙/'반지하 조리실' 근무 후 폐암 4기 확진 : 확 연기가 올라오면 숨이 꽉 막힐 때가 있어요. (배기장치) 기계를 다 돌려놔도 안 돼요, 환기가. (폐암) 4기라고, 머리에도 전이가 됐고. 말기라고 하니까 몇 개월밖에 못 사는구나….]

그런데도 교육부는 지하나 반지하에 있는 학교 조리시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이윤희/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의 97%가 (고용노동부) 기준에 미달인 상황에서, 자연통풍조차 되지 않는 지하나 반지하 급식시설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올해 처음 배정한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 예산은 학교당 평균 약 4천만 원으로, 지하, 또는 반지하 조리시설은 지상화 등 근본적인 개선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강득구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 급식 시설을 지상으로 배치하는 것을 상수로 두고 학교 공간 배치가 필요하다….]

지하나 반지하 학교 조리시설은 서울에 110여 곳, 경기도에 30여 곳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영상취재 : 윤 형·이용한,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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