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레깅스는 바지인가 속옷인가…골머리 앓는 관세당국, 왜

<앵커>

요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입는 '레깅스'를 바지로 봐야 할지, 속옷으로 봐야 할지를 두고 골머리를 앓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관세당국입니다.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매길 세금에, 큰 차이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레깅스는 바지일까, 속옷일까.

[당연히 바지 아녜요?]

[속옷으로 생각한다. 보기 민망하다.]

[좀 애매한 그런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레깅스를 무엇으로 분류할지는 관세 당국의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세금, 관세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레깅스가 바지로 분류되면 수입 관세는 13%, 속옷으로 분류돼 FTA를 맺은 중국에서 수입되면 관세는 절반 밑으로 떨어집니다.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어 관세평가분류원에서 바느질 형태와 재질 등에 따라 건건이 판정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레깅스를 수입하거나 해외 직구를 하면서 관세를 적게 내려고 무조건 속옷으로 신고했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승용/관세평가분류원 품목분류1과 총괄팀장 : 가산세 같은 게 붙을 수도 있습니다. 10배 정도 차이 나는 세금을 나중에 추징을 받게 되면 조그마한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그게 폐업까지도 가능하죠.]

레깅스

레깅스처럼 어떤 품목으로 분류할지 애매해 판정 의뢰가 들어오는 게 한 해 6천 건에 이를 만큼 많습니다.

등산화와 운동화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는데 무엇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수입 관세가 10배 차이 나고, 가정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쓰는 공 모양 제품도 마사지용은 의료용으로 봐서 수입 관세가 없지만, 짐볼은 운동용으로 간주돼 8% 관세가 부과됩니다.

신제품을 어떤 품목으로 분류할 것인가는 국가 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스마트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와 미국 등 수출국은 관세가 없는 통신기기로, 수입국들은 약 10%의 관세가 붙는 시계로 분류해 갈등을 빚었는데 결국 국제기구를 통해 통신기기로 결정됐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민철, 영상편집 : 김호진, CG : 김한길, VJ : 김영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