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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터널 화재' 책임자 1명 금고 2년…4명은 집행유예

'과천 터널 화재' 책임자 1명 금고 2년…4명은 집행유예
▲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

지난해 12월 5명이 숨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관제실 책임자 등 피고인 5명에게 법원이 금고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2단독 유혜주 판사는 오늘(6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이하 제이경인) 관제실 책임자 A 씨에게 금고 2년을, 나머지 관제실 근무자 2명에게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금고형은 감금하되 노역은 부과하지 않는 형벌입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초 발화 트럭 운전자 B 씨와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당 트럭 소유 업체 대표 C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트럭 운전자 B 씨의 업무상과실시차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관제실 책임자와 근무자 등 3명에 대한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교통사고 감시와 사고 대처를 통해 시설물을 유지하고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할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고, 이로 인한 과실로 대형참사가 일어나 죄가 중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트럭 운전자에 대해서는 "차에 불이 나자 차량 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고, 119에 신고하는 등 화재진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보인다"면서 "대피하면서 터널 내 소화기·소화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가 끝나자 방청석에 있던 사고 피해자 유족들은 "어떻게 집행유예가 나오냐. 말이 안된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 유족은 법정을 떠나는 피고인들을 엘리베이터까지 쫓아가며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A 씨 등 관제실 근무자들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1시 46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한 당시 관제실에서 CCTV를 주시하지 않고 있다가 불이 난 사실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해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나서도 비상 대피 안내 방송을 하지 않는 등 매뉴얼에 따른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발생케 했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B 씨는 최초 발화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에 대한 관리를 평소 소홀히 해 화재를 예방하지 못한 혐의를 받습니다.

불은 버스와 화물차 간 추돌사고에서 시작돼 방음터널로 번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 당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안을 달리던 B씨의 트럭에서 처음 불이 난 뒤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로 된 방음터널 벽과 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불은 2시간여 만에 진화됐으나, 총길이 840여m 방음터널 중 600m 구간이 훼손됐고, 차량 44대가 불길에 휩싸인 터널 내부에 고립됐던 5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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