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청문회 블랙리스트 공방…"증거 넘쳐" "정치 공세"

여야는 오늘(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 후보자가 이명박(MB)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를 관리·실행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유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했습니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MB 정부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예술계 종북 세력의 반정부 정치활동 무력화' 문건 등을 거론하며 "당시 (유 후보자가) 종북 예술인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이 문건을 직접 보고받은 정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유 후보자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자,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반성 없는 태도와 발언이 상당히 유감으로, 계속 MB 정부 블랙리스트가 없었다고 부인하는 건 위증"이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이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건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 언급된다"며 "증거와 증언이 후보자를 향하고 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유 후보자에게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하는 데 맞느냐. 관련 의혹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고, 유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당을 향해 "전혀 없는 사실을 갖고 계속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이용 의원도 "인사청문회는 장관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건데, 아무런 고소·고발도 없었고 이제 와 다짜고짜 '블랙리스트의 몸통은 유인촌'이라고 하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출신인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도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제가 확인한 문건인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는 문체부가 거의 관여하지 않은, '국정원 원 트랙'으로 가동됐다고 결론짓고 있다"며 "백서에 명시돼있다"고 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 두 자녀의 아파트 매입과 관련한 증여세 납부 문제와 관련한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임오경 의원은 2015년 당시 31세, 27세였던 유 후보자 아들이 유 후보자의 자금을 보태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를 담보 대출 없이 구입한 것을 거론, "아들들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냐,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이냐"고 따지며 증여세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임종성 의원도 "정당하게 납부했다면 제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습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자녀는 이미 다 장성해 독립된 생계를 다 갖고 있고, 본인들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지침대로 고지 거부를 한 것"이라며 "증여세도 다 납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임오경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며 유 후보자가 장관 재직 시절인 지난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취재진에게 '찍지마 XX' 등으로 발언하는 영상을 틀었고, 여당은 '음성 재생 시 여야 간사 합의를 거쳐달라'는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