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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내추럴 와인'은 뭐가 다른 걸까, 다시 생각해봅시다

[와인의슾] 내추럴 와인 대표 생산지 - 사부아 와인 원정대 1편 (글 : 김도영 대표)

스프 와인의슾
최근 몇 년 동안 내추럴 와인바가 많이 생겨나며 이제는 우리에게 친숙해진 내추럴 와인. 힙스터가 소비하는 가벼운 와인, 갑자기 유행하는 비싸고 펑키한 와인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내추럴 와인 생산자 Thierry Hesnault가 만든 와인
다소 과격한 표현을 빌려 말씀드리면 '내추럴 와인은 모두 마구간 냄새, 썩은 과일 냄새, 방귀 냄새와 같은 불쾌한 향이 나고 주로 밋밋하거나 특징이 없는 비싼 주스와 같다'라는 말을 왕왕 전해 듣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추럴 와인의 좋지 않은 단편적인 한 모습만 보아서 그렇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내추럴 와인의 진짜 모습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내추럴 와인의 진짜 의미에 대해 차근히 소개하고 훌륭한 생산자들의 철학과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와인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저는 지난 9월 포도 수확 시기에 맞추어 프랑스 사부아(Savoie)에 있는 와이너리에 다녀왔습니다. 2주 정도 되는 시간 동안 포도를 수확하고, 양조 과정을 보고 생산자와 소통하며 나눈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내추럴 와인 대표 생산지, 사부아를 아시나요?

프랑스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사부아라는 와인 생산지는 다른 생산지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라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만년설이 있는 설산 몽블랑(Mont Blanc)이 유명하고 깨끗한 물과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지역으로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고 톰 드 사부아 (Tomme de Savoie) 라는 치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는 포도 품종으로는 화이트는 자께흐(Jaquere), 알테스,(Altesse),베르데스(verdesse), 레드는 몽듀즈(Mondeuse), 페르산(Persan)이 있습니다. 약간의 후싼느와 샤도네이, 갸메, 피노누아를 생산하기도 하고요.

9월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농사지은 포도를 수확하는 수확철입니다. 지역과 포도의 품질, 쓰임에 따라 수확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8-9월에 진행합니다.

시부아 칭징 지역의 경관, 출처 : 김도영
제가 방문한 곳은 사부아 칭잉(Chignin)지역에 있는 와이너리인데요. 산세가 훌륭한 높은 산 아래에 위치한 와이너리는 대단한 경사면을 자랑하고 있었고 자께흐, 후싼느, 몽도쥬, 피노누아가 구획별로 나뉘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와이너리는 포도나무와 포도나무 사이에 땅을 이롭게 하는 식물을 심어서 땅이 자연스럽게 숨 쉬게 하고 천연 비료 역할을 하게끔 하는 농법을 택하고 있어요. 구획별로 조금씩 다른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벌, 메뚜기, 야생 토끼 등 동식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작을 하지 않고 땅이 스스로 재생하고 제 역할을 하게 하는 자연주의 철학이 멋있지 않나요?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은 자연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관여하지 않으며 자연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아름답게 이끄는 지휘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부아에서 내추럴 와인을 직접 수확해 보니

첫 번째 날은 크레망을 만들기 위해 자께흐와 알테스를 수확했습니다. *크레망은 샴페인 외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지칭합니다* 크레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산도, 그래서 아주 완전히 익기 전 상태의 포도를 수확했고 가장 첫 번째로 수확이 진행되었습니다. 포도는 아삭하고 신선한 산미가 좋았고 수확하자마자 압착기에서 바로 압착되어 탱크로 들어가 발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자께흐 품종을 수확하는 모습, 출처 : 김도영
자께흐(jacquere) 품종은 사부아 지역 주요 품종 중 하나로 생산량이 많습니다. 가볍고 신선하고 높은 산미, 금귤류의 과실미와 옅은 잔디향 같은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치즈 퐁듀와 주로 곁들여 마십니다.

알테스(Altesse) 역시 자께흐와 더불어 사부아를 대표하는 품종이고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주요 품종입니다. 하지만 생산이 까다로운 편이라 생산량이 낮습니다. 금귤류와 열대과실, 다양하고 복잡한 허브향과 풍만한 구조감과 산미의 밸런스가 좋은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알테스 단일 품종의 와인을 만난다면 경험해 보시라 추천합니다.

둘째 날도 역시 자께흐 품종을 수확했는데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밭의 포도였습니다. 자께흐 단일품종으로 스페셜 큐베를 만들기 위한 수확이었습니다. 껍질을 함께 침용하는 마세라시옹 양조법으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생산자가 발효가 진행되기 전 주스를 맛 보여주셨는데 건강한 포도가 가진 달콤한 풍미와 산미가 무척 신선했습니다. 자께흐는 색이 비교적 옅고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지는데 마세라시옹을 하며 어떤 풍미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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