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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16년 만의 최고금리 경신 또 경신…시장 충격 언제까지 갈까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소식입니다. 연휴가 끝나고 열린 우리 금융시장이 어제 (4일) 휘청였습니다. 일단 내용 먼저 정리해 주시죠. 

<기자>

일단 주식시장 어제 일주일 만에 열리면서 급락해서 놀라게 했죠.

일단 코스피 지수가 지난 3월 이후로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고요. 하락폭도 7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코스닥 4% 급락했습니다. 원 달러 환율은 1,363.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거의 1년 만에 우리 돈 원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해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발행하는 채권,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각각 4.1%와 4.35% 넘게 치솟았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일단 시장 금리, 보통 사람들이 당장 시중에서 돈을 빌릴 때 접하게 되는 금리가 좀 더 오르게 됐고 앞으로도 한동안 이자가 내려오길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는 더욱 커졌다는 뜻입니다.

딱 1년 전 이맘때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많이 들어보셨던 기억나실 겁니다.

강원도가 부도를 낼 수 있다, 지방정부가 보증 섰던 돈을 못 갚을 수 있다고 선언한 뒤에 우리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시장의 돈이 말랐고요.

그래서 금리가 치솟으면서 위기가 닥칠 닥칠 수 있다고 전전긍긍했던 사건이죠.

지금 우리 국고채 금리가 그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앵커>

어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분석도 해 주시죠.

<기자>

일단 연휴가 좀 길었던 탓도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일주일 동안 쌓인 불안이 어제 한꺼번에 반영되다 보니까 우리 시장의 변동폭이 더 컸던 것도 있는 겁니다.

그럼 지금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은 뭐냐, 미국의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금리, 그중에서도 금리에 대한 장기 전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10년 만기짜리 금리가 4.8%를 넘어섰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일단 다시 4.7%대로 내려와서 머무르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주 중반에 4.5%를 돌파한 이후에 대체로 급등세고요.

특히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21일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로 미국의 국채금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금리 기록을 연일 갈아치워 왔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는 동결했는데 왜 시장금리는 기록적으로 치솟았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지난달 말에 금리를 동결시킬 때 미국의 기준금리를 정하는 사람들이 앞으로의 금리 전망과 경제 전망을 내놨는데요.

세상이 그전까지 예측했던 것보다 말하자면 훨씬 더 팍팍한 전망을 내놓은 겁니다.

특히 지금 5.5%인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5% 밑으로 내려가기 힘들 거다.

그러니까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고 그러지 않더라도 지금 정도의 고금리가 한동안 더 유지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습니다.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설마 내년 상반기 안에는, 적어도 5~6월 정도에는 이자가 내려가겠지 이런 예상이 컸던 시장의 기대를 꺾었습니다.

미국은 지금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경제가 나 홀로 좋습니다. 자기네 물가를 충분히 잡기 전에는 이자가 비싸서 오는 고통도 한동안 버틸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미국이 이렇게 고금리를 유지하면 우리를 비롯한 세계의 금리가 영향을 받고 경제가 좋은 미국의 달러에 비해서 우리 돈 가치가 너무 낮게 쳐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가장 궁금한 게 우리 시장도 앞으로 계속 좀 걱정을 해야 될까요?

<기자>

적어도 단기 충격은 조금 더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미국의 금리가 계속해서 저렇게 오르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기는 합니다.

미국의 경제가 아무리 탄탄하다고 하지만 지금 4.8% 안팎을 오가고 있다고 말씀드렸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 이게 5%를 넘기면 미국에서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이 5, 많이 거론되는 숫자입니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부담을 느끼고 있고, 다만 금리가 빠르게 내려갈 거라고 시장이 계속 기대를 하게 뒀다가는 물가를 잡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일단 태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렇게 분석하기도 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장기적으로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금리, 이른바 중립금리의 기준 자체가 올라갈 조짐이 보인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국의 시장금리가 지금 같은 속도로 계속 오르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2년 전 정도까지 10년 가까이 익숙했던 그 정도의 저금리는 다시 오기 어렵다, 다시 보기 어렵다.

이렇게 각오해야 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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