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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힘'…노벨 생리의학상 이어 물리학상 수상자 연속 배출

'헝가리의 힘'…노벨 생리의학상 이어 물리학상 수상자 연속 배출
▲ 페렌츠 크러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소장

페렌츠 크러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소장이 3일(현지시간)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면서 헝가리는 전날 생리의학상을 받은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에 이어 올해 벌써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헝가리는 인구 1천만 명에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정도 규모로 크지 않은 나라지만 이로써 역대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출신 국가별 순위도 기존 15위에서 14위로 올랐습니다.

미국(406명)과 영국(137명) 독일(114명) 등에 비해선 적지만, 인도(11명), 중국(8명) 등 10억대 인구 대국보다도 많은 수상 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헝가리 출신 인물들이 노벨상을 대거 수상한 것을 계기로 특정 세대와 지역에서 인재들이 집중적으로 배출되는 것을 지칭하는 '헝가리 현상'이라는 표현까지 생겼습니다.

1880년~1920년대 헝가리에서 노벨상 수상자 7명을 포함해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인재들이 태어나면서입니다.

당대 '헝가리 현상'을 대표하는 인물이 현대 컴퓨터 기초 원리를 만든 존 폰 노이만,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레오 실라르드와 에드워드 텔러 등입니다.

이들 천재 수학자와 과학자를 비롯해 같은 세대 헝가리에서는 노벨상 이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울프상 수상자도 2명이나 나왔습니다.

학계에서는 전체 예산의 10%를 교육에 투자하고 정답보다는 풀이 과정의 창의성을 중시한 헝가리의 교육 정책이 이 같은 성과의 토대가 됐다고 풀이했습니다.

지금도 헝가리는 의학과 수학,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이 발달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헝가리대한민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헝가리 의대, 치대, 약대에서 수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이 800여 명에 달합니다.

문화계에서도 헝가리 출신 인재들의 활약상은 세계적으로 두드러집니다.

'헝가리 광시곡'을 만든 피아노의 거장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 코다이 음악 교수법으로 유명한 졸탄 코다이, 벨러 버르톡, 리게티 죄르지 등 현대 음악을 대표하는 유명 작곡가들이 모두 헝가리 출신입니다.

시카고 디자인 스쿨을 창설한 모호리 나기,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드레 케르테즈, 브라사이, 로버트 카파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과학과 문화의 발전은 현대 문명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헬리콥터 프로펠러, 볼펜, 성냥, 컴퓨터 기초 원리 등을 개발한 것이 모두 헝가리인으로, 이에 헝가리는 '발명의 나라'라는 별명도 갖게 됐습니다.

다만, 2차 세계대전 이후 헝가리가 구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이면서 창의적인 교육 전통이 상당 부분 퇴색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이 소련의 20만 병력에 진압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대거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약 20만 명의 지식인과 유력 인사들이 해외로 망명했고,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과학기술자들도 조국을 등져야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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