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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5세까지 최대 4천297만 원 받는다…"여전히 OECD서 가장 미흡"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세계 여러 나라가 낮은 출생률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아이 낳기 위한 정책 중 대표적인 게 돈을 주는 현금성 지원이잖아요.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태어난 아이의 경우에 만 5살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돈을 보면 가장 적은 경우에는 5년 동안 2천700만 원, 가장 많은 경우에는 4천297만 원 정도라는 추산이 나왔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말에 출간한 정책 브리프에서 내놓은 추산입니다.

올해 도입된 부모급여를 비롯해서 아동수당이나 보육료 같은 중앙정부의 현금성 지원만 따졌을 때고요. 각 지자체들의 별도 지원은 뺀 겁니다.

중앙정부 지원금이 동갑들끼리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부모의 소득이나 자산 차이 때문이 아니고요.

어린이집 같은 곳을 보내고 보육비를 받느냐, 아니면 부모가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가정 양육 수당을 받느냐 이런 차이에 따라서 주로 생기는 겁니다.

장애아동 수당이나 농어촌 수당처럼 액수가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보편적 지원, 소득이나 자산과 상관없이 고루 나눠줍니다.

이렇게 육아비용 지원이 부모의 소득을 따지지 않는 보편 지원으로 가닥을 잡은 게 딱 10년 전인 2013년부터인데요.

그 언저리인 2012년생이 받은 영유아기 지원은 780만 원에서 2천508만 원 사이, 이제 대부분 6살이 넘은 2017년생들이 받은 돈은 1천740만 원에서 3천521만 원 사이입니다.

10년 동안 가장 적게 받는 나이 기준으로 3배 넘게 늘어난 셈입니다.

<앵커>

지원금 액수는 우리도 더 커질 예정이죠. 그런데 당장 나오는 얘기가 7살까지만 주는 아동 수당 주는 지급 기간을 늘려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던데요.

<기자>

아동 수당은 2018년에 처음 도입했을 때는 만 5살까지만 주다가 2019년에 6살, 그리고 2021년 말부터 7살까지로 지금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걸 청소년기까지로 늘리자는 고민이 국회 입법조사처가 작성한 올해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는 우리의 출산율 하락 추세를 고려할 때 지금의 아동수당 수준은 정책 지체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낳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만 반짝 지원이 집중되면 어떻게 하느냐, 아동수당의 원래 취지가 양육 기간 전체에 대한 소득 보장인 만큼 좀 더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거죠.

우리처럼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가 OECD 회원국은 물론이고 세계 어디에도 없는데요.

저출산 대책을 비롯한 가족 지원에 쓰는 돈은 OECD 평균인 GDP의 2.4%에도 아직 미치지 못한다.

OECD 평균만큼은 쓰겠다고 했던 계획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문제 인식입니다.

<앵커>

우리보다 아동수당을 더 오래, 길게 주는 나라도 있던데 다른 나라 상황도 짚어주시죠.

<기자>

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내놓은 예들만 봐도 스웨덴, 독일, 영국, 캐나다 모두 우리 아동수당과 비슷하거나 많게는 8배 가까이 되는 굉장히 큰돈을 만 16세에서 18세 정도까지 매달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와 액수와 기간이 좀 비슷한 게 일본인데요.

일본은 소득 제한을 두고 중학생까지만 주다가 최근에 소득 제한을 없애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로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현금성 지원 확대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다. 정작 출산율이 뚝뚝 떨어진 건 현금성 지원을 늘려온 지난 10년 사이가 아니냐, 효과는 떨어지고 돈만 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이거라도 해서 이 정도고 이것도 안 했으면 아이들이 더 적게 태어났을 거란 반론도 나옵니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OECD 안에서도 가족 지원이 적고 그중에서도 현금 지원은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다수의 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아동기 전체에 대한 수당 지급을 미루는 게 합당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동수당이나 부모급여를 부모들이 최근에 재테크에 전용하는 건 문제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현금을 통장에 넣어주지 말고 카드나 상품권으로 줘서 실제 양육에 쓰게 하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지금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현재 수준의 저출산이 불러올 우리 사회의 재난 수준의 미래를 생각하면 뭘 하든 좀 더 해야 하는 상황은 맞아 보입니다.

그리고 현금성 지원도 지원이지만,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출산 수준을 가로막는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거해 나가려는 다각도의 노력이 당연히 병행돼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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