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핸드볼 류은희 "광저우 참패 극복해 다행"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헝가리 교리)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른 뒤 "광저우 참패 현장에 있었는데 극복해서 다행이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 공상대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중국과 경기에서 30-23으로 낙승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 또는 카자흐스탄과 금메달을 놓고 겨룹니다.

경기를 마친 뒤 류은희는 "후반 초반에 동점까지 됐지만 저희 사소한 실수 때문이었기에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조금 더 수비에서 집중하면 이길 수 있는 경기라 불안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류은희가 말한 '광저우 참패'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핸드볼이 동메달을 따낸 일을 가리킵니다.

당시 한국 여자 핸드볼은 아시안게임 6연패에 도전했으나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혀 3위로 밀렸습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한 유일한 대회로 남아 있습니다.

광저우 대회 이후 다시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4강 관문을 무난히 넘어서면서 그때의 '악몽'을 떨쳐냈다는 의미입니다.

류은희는 "그때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가 지금은 대표팀에 저 혼자"라며 "그때는 막내여서 정신 없이 지나갔는데, 하필 4강에서 일본에 졌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이후로는 일본에 지지 않았다"고 결승 상대로 유력한 일본전 각오를 밝혔습니다.

헝가리 리그에서 뛰다가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최근 일본과 경기에서는 제가 부상도 있었고, 대표팀에서 사흘만 같이 운동하고 바로 뛰어야 했다"며 "지금은 감독님과 의사소통도 많이 하고, 대표팀의 방향성도 잘 알기 때문에 결승전 준비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날 7골의 류은희에 이어 6골을 넣으며 공격을 주도한 이미경(부산시설관리공단)은 "경기에 워낙 집중하다 보니 중국 관중 응원 소리도 잘 안 들린 것 같다"며 "결승에서 만날 일본은 저희가 최근 맞대결에서 초반에 항상 고전했는데 그런 부담감만 이겨내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91년생 베테랑이지만 이번이 첫 아시안게임 출전인 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대회 때는 제가 일본에서 뛰고 있었는데, 정신적으로 핸드볼을 놓고 싶었던 시기였다"며 "하지만 그때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미경은 "그때 그런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지금 대표팀에 뛰고 있는 것일 수 있고, 반대로 그때 그런 시기가 없었다면 이미 은퇴했을 수도 있다"며 "그래서 간절함이 더욱 있지만 욕심내지 않고, 연습 때처럼 편안히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결승전 활약을 예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