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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열려"…바이든 · 트럼프 '러스트벨트' 잇따라 방문

"미 대선 열려"…바이든 · 트럼프 '러스트벨트' 잇따라 방문
▲ 노조 모자 쓰고 파업 현장 찾아 지지 발언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러스트벨트, 즉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북동부 미시간주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예비 격전지'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루 차이를 두고 잇따라 이곳을 방문해 노동자들의 환심 사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의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을 방문했고 제너럴모터스(GM) 물류 센터 부근의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와 함께 '피켓라인'에 동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여러분들은 원하는 만큼의 상당한 급여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노조의 파업 현장을 방문해 시위에 동참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습니다.

전미자동차노조에는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 노동자 15만 명이 가입돼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에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면 성명에서 "비뚤어진 조(바이든 대통령)는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 앞에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바이든 대통령)는 배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전기차 지원에 따른 노동자 문제를 비판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전기차 위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면서 전통적인 내연기관 제조업체의 상황이 악화했다는 논리로 풀이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직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공화당의 2차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하는 대신 미시간주 클린턴타운십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드레이크 엔터프라이즈를 방문해 노동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미시간주 방문 일정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자기들이 먼저 발표한 미시간주 방문을 바이든 대통령이 따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정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잇따른 미시간주 방문과 관련해 "2024 대선이 열리고 있다"며 "선거가 1년도 넘게 남은 가운데 경합주를 잡으려고 상대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대통령과 공화당 내 선두 라이벌이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에게 연설하려고 미시간주로 가고 있다"며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 결과가 앞으로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다른 러스트벨트 지역의 표심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습니다.

미시간주는 미국 대선에서 핵심 경합주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미시간주에서 백인 노동자 계층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전사' 이미지를 내세워 이겼지만 4년 뒤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곳에서 웃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50.62%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과 2.78% 포인트 차이로 제쳤습니다.

내년 대선에서도 미시간주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부터 노조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며 정치 경력을 쌓아왔고 전미자동차노조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등에 대한 불만으로 지지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0세 고령이라는 약점과 경제 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낮은 지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는 평가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노동자들의 표심을 잡을 경우 내년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상대결 지지율은 비슷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5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1%로 9%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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