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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브르 금메달 윤지수 "지연 언니, 보고 있나? 고마워!"

여자 사브르 금메달 윤지수 "지연 언니, 보고 있나? 고마워!"
▲ 윤지수가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서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입상을 금빛으로 장식하며 펜싱 여자 사브르의 새로운 간판으로 확실히 이름을 새긴 윤지수(30·서울특별시청)는 국가대표 생활 내내 자신을 이끌어 준 '언니' 김지연(34)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윤지수는 현지시간 26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예선부터 조가 너무 어려워서 지연 언니에게 연락해 대화를 나눴다. '그래도 네가 최고야'라는 언니의 말에 큰 힘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윤지수는 이날 결승전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물리치고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실었던 그의 개인전 첫 메달입니다.

지난 두 차례 아시안게임 땐 대표팀의 막내였다가 맏언니로 나선 대회에서 이뤄낸 성과입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등 국제 무대에서 역사를 함께 써 온 김지연이 올해 4월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윤지수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으로 새로운 시대를 알렸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해 온 김지연은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이번 대회엔 SBS 펜싱 해설위원을 맡았습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동고동락한 후배에게 큰 경기를 앞두고 따뜻한 조언을 건넨 김지연은 윤지수가 자이나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와의 준결승전에서 어렵게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을 이뤄내자 중계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에서 한국 윤지수가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윤지수는 "지연 언니, 보고 있나? 정말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대표 생활을 하는 동안 언니가 늘 있었다가 없으니 이번 시즌이 유독 힘들었다.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며 "마음 한편으론 언제까지 언니가 있을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언니가 느꼈던 무게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 뛰며 '100 완투' 기록을 세우는 등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로 활약한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유명한 윤지수는 아버지가 전해준 '운동선수 DNA'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운동 신경은 아버지를 닮았다.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는 멘털도 아버지를 닮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개인전에서 윤지수는 파올라 플리에고(우즈베키스탄)와의 16강전, 다이베코바와의 준결승전에서 모두 열세에 몰렸다가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단체전 등에서 발휘된 '역전의 명수' 본능이 이번 개인전 고비에서도 제대로 드러나며 금메달로 이어졌습니다.

윤지수는 "사실 금메달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준결승 때 만난 선수를 한 번도 못 이겨본 터라 너무 어려웠고, 결승에서도 점수를 따도 딴 것 같지 않았다"며 "어떤 메달색이든 올라온 걸로 대단한 거니까 후회 없이 경기만 하자고 생각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습니다.

"대회에 오기 전부터 개인전을 치르는 동안 편안한 순간이 한순간도 없었다"는 그는 "일단은 개인전이 끝났다는 게 가장 기쁘고, 그 결과가 금메달이라 더 기쁘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이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이번 대회를 치르며 상대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노련함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오늘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번 시즌을 통해 더욱 성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지수는 29일 단체전에서 동생들과 금메달 합작을 노립니다.

한국 여자 사브르의 단체전 3연패와 더불어 그의 2관왕 도전입니다.

윤지수는 "동생들이 저를 보며 부럽다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생각할 텐데, 그런 마음을 누르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힘을 불어넣어 주겠다"며 "단체전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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