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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주주 배당 확대를 거부했던 그 회사, 5년 후 어떻게 됐을까

[스프칼럼] (글 :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스프칼럼 김학균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 왔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인색했던 한국 상장사들의 배당 관행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져온 중요한 이유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는 방법은 배당금 수취와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인데 한국 증시는 배당투자가 거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불구의 증시였던 셈이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배당을 늘리라는 주식시장의 압박이 기업의 투자 재원을 줄여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동의할 만한 주장은 아니다. 한국 증시에서 과도한 배당 때문에 성장성이 훼손됐던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외국 자본이 과도한 배당금 수취를 통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은 있었지만 이는 매우 특수한 사례로 봐야 한다. 대체로 한국은 지나치게 적은 배당이 문제였다. 

2019년 초 한국 최대의 연기금으로부터 배당을 늘리라는 요구를 받았던 상장사가 이 요구를 거절했다. 명분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53%에 달하기 때문에 배당을 늘리면 회사의 오너만 수혜를 보게 된다는 논리였다. 납득하기 어려웠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과 나누는 행위이다.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가 많은 배당을 받아 가는 것이 비난받아야 할 일도 아니지만, 이런 논리라면 대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47%의 주주들은 배당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 비상장 기업도 아니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노출돼 있는 상장사가 취해야 할 태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오히려 배당이 아니더라도 주주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기업의 자본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면 굳이 배당을 안 해도 된다. 자기자본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잣대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있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ROE를 높게 유지할 자신이 있으면 배당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줄이는 것보다, 오히려 자본을 재투자해 이익의 규모를 늘리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스프칼럼 김학균
이 기업은 자기자본 재투자의 명분도 약했다. 연기금의 배당 확대를 거부하기 직전 5년 동안 이 회사의 ROE는 최고 4.2%에 불과했다. 낮은 ROE를 내는 기업이 배당을 적게 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해치는 행위이다. 경제적 자원이 수익성이 낮은 분야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정 배당을 실시하면 사외로 유출된 자본이 더 수익성 높은 분야에 투자될 수도 있고, 배당은 자기자본 규모를 줄여 해당 기업의 ROE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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