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글썽인 신유빈…"언니들에게 미안해"

한국 여자 탁구의 '19살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단체전 경기를 마친 뒤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오늘(25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매치 점수 1대 3으로 지면서 동메달을 거뒀습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신유빈이 처음으로 따낸 국제 종합대회 메달입니다.

하지만, 믹스드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메달 색깔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살짝 충혈된 눈가에 눈물이 고인 신유빈은 "아쉬워요. 다시 잘 준비해서 (개인전에서) 좋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신유빈이 팀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에서 묻어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신유빈은 1단식과 4단식을 책임졌는데, 모두 패배했습니다.

4단식에서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던 히라노 미우에게 진 것은 특히 뼈아팠습니다.

한국은 홍콩과 8강전에서도 신유빈이 1단식에서 져 힘든 승부를 펼쳐야 했습니다.

신유빈은 처음 출전한 국제 종합대회였던 2020 도쿄 올림픽 때부터 에이스의 짐을 짊어졌습니다.

탁구 단체전에서 어린 선수는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더라도 1, 2단식에 비해 부담이 덜하고 한 경기만 소화하면 되는 3단식을 맡기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일본에서 '신동'으로 불리며 크게 주목받고 있는 15살 하리모토 미와도 오늘 경기에서 3단식 주자로 나섰습니다.

너무 일찍, 무거운 짐을 짊어진 신유빈이지만,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신유빈 사이의 나이대 한국 선수 중에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할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습니다.


신유빈은 일본에 패한 뒤 벤치에서 짐을 정리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전지희와 서효원에게 "언니들에게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신유빈은 취재진 앞에서 "첫 아시안게임인데 메달을 같이 따게 해 준 언니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유빈의 항저우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레부터 개인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단식, 여자 단식, 혼합 복식 등 모든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2단식에서 히라노에 역전승을 거둬 한국의 유일한 1승을 올린 전지희는 신유빈을 감쌌습니다.

전지희는 "신유빈의 에이스 역할은 나를 포함한 우리 팀 누가 대신하더라도 소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유빈이만큼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개인전을 앞두고) 유빈이가 너무 슬퍼할 필요가 없다. 개인전 경기 준비를 더 잘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