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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중국의 쇠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뉴욕타임스 칼럼] How Do We Manage China’s Decline?, By Bret Stephens

스프 NYT 중국경제
 
*브렛 스티븐스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몇 년 전, 하버드의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투키디데스의 덫’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다. 고대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진짜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과 이로 인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이었다고 짚은 데서 나온 말이다. 앨리슨은 부상하는 세력과 기존 세력 간의 갈등과 전쟁이라는 패턴이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며, 가장 최근의 사례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부상이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중국의 경우를 여기에 적용하기에는 확연한 오류가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중국발 위기는 중국의 부상이 아니라 쇠퇴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수년간 너무나도  명백해졌고,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해 더는 부인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구의 정책입안자들은 이 사실을 중심으로 사고를 재정립해야 한다. 어떻게? 피해야 할 것 다섯 가지와, 해야 할 것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불운을 우리의 행운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구매력이 떨어진 중국은 (그 품목이 이탈리아산 핸드백이건, 잠비아산 구리건, 미국산 곡물이건 간에) 전 세계적으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의 경우 작년 매출의 64%가,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소매 매출의 37%가 중국에서 나왔다. 2021년 보잉은 향후 20년간 광폭동체 항공기의 매출 20%가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는 오직 하나, 글로벌 경제뿐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반복해도 부족함이 없는 진리다.

둘째, 이 위기가 머지않아 해결될 거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낙관주의자들은 이 위기가 서구 국가들에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총생산량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위기의 잠재적인 규모는 훨씬 더 크다. 경제학자 캔 로고프와 유안첸 양의  2020년 논문에 따르면, 부동산과 관련 업계가 중국의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부동산 산업은 불투명하기로 악명 높은 2조 9천억 달러 규모의 채권 부문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채권 부문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인 위기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2050년까지 4분의 1 가까이 감소할  노동 연령 인구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은 급격하게 제약될 것이다.

셋째, 경제 관리가 잘 이루어질 것으로 짐작해서는 안 된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의 통치에 대해 “똑똑하고 훌륭하며 완벽 그 자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진실은 반대에 가깝다. 젊은 시절 동료에 따르면 시진핑은 늘 “평균 정도“로 평가받았으며, “응용 마르크스주의”로 3년짜리 학위를 받았고, “빨강보다 더 빨갛게” 정책을 밀어붙여서 문화 대혁명과 그 여파를 넘겨냈다. 중국 주석으로서 임기 동안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더 강력해졌고, 외국기업에 대한 괴롭힘은 심해졌으며, 독립적인 마인드를 가진 기업가들에 대해서는  공포 정치가 강화됐다. 그 결과 나타난 것 중 하나가 국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자본 도피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의 임기 동안  고국을 떠난 부유층이 크게 늘었다. 이들이 기회를 어디에서 보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넷째, 중국의 사회적 고요함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시진핑 정부가 최근 청년 실업률에 대한  데이터(4년 전보다 2배 증가했고, 지난 6월에 21%를 넘어섰다)를 감추기로 한 것은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혼란의 패턴이다. 그러나 1989년 천안문 시위에서 보듯, 청년층의 동요는 거의 항상 격변의 원천이다. ‘투키디데스의 덫’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진짜 문제는 높아지는 기대감이 급작스럽게 악화된 사회, 경제적 상황으로 좌절되었을 때 혁명이 일어난다는 ‘토크빌의 역설’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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