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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울릉도 관측소 세계기상기구 공식 등록, 독도는 언제쯤?

[기후] 울릉도 관측소 세계기상기구 공식 등록, 독도는 언제쯤?

울릉도 관측소 WMO 공식 등록 "관측 품질 세계서 인정"


세계기상기구(WMO)가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를 지구대기감시프로그램(GAW)의 지역급 관측소로 공식 승인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 같은 기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대기감시프로그램(GAW)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30여 곳의 지구급 관측소와 400여 곳의 지역급 관측소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지구급 관측소에 등록되려면 국지적 오염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울릉도는 지역급 관측소로 등록이 된 건데, 지역급 관측소는 지역적으로 대표성이 있으며 국지적 오염의 영향이 거의 없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지구급 관측소는 없고 안면도와 고산, 포항, 남극 세종기지, 서울 등 5곳이 지역급 관측소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등록된 울릉도 관측소는 지난 2014년부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4종과, 미세먼지 등 에어로졸 4 종, 자외선, 반응 가스, 총대기 적 등 총 14종의 관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울릉도의 지역급 관측소 등록은 동해의 대표 기후변화 감시소로 한반도 동쪽 감시 관측자료의 가치와 품질을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감시소

한반도 온실가스 매년 2.8ppm 늘어나…증가 폭 더 커져


기상청의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울릉도 관측소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22.8ppm으로 2022년 전지구 평균농도 417.1ppm과 비교해 5.7ppm 높았습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1999년 관측을 시작한 안면도의 경우 최초 관측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371.2ppm이었는데, 2022년에는 425.0ppm으로 무려 14%나 급증했습니다. 한반도의 경우 과거에는 평균적으로 1년당 2.0ppm정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는데, 최근에는 1년에 2.8ppm이 평균적으로 상승해 상승 속도가 40%나 늘어났습니다. 1년에 2.0ppm 상승하는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근 10년에는 1년에 2.4ppm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상승 폭은 더 가파른 겁니다.
울릉도 이산화탄소 배경농도

독도 기후변화감시소 WMO 등록 가능할까?


울릉도는 동해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오염원이 적습니다. 따라서 동해의 오염물질의 배경 농도를 파악하는 공식적인 관측소로 활용하는데 가치가 높고 세계기상기구(WMO)도 이를 인정한 겁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관측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울릉도뿐만 아니라 독도에도 관측소가 설립됐습니다. 당시 기상청은 "향후에 독도 기후변화감시소 또한 WMO의 정식 관측소로 등록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독도 감시소가 WMO의 관측망으로 등록된다면 대한민국 이름으로 독도의 과학 관측자료를 제공하는 만큼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계획은 있었지만 실제 등록은 어려웠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묶어 울릉도·독도 기후변화 감시소를 등록하는 방법도 고려됐지만 WMO등록을 위해서는 정확하게 관측소가 위치한 지명 이름만 사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독도를 등록하려면 독도에도 지역급 관측소 수준의 관측 장비가 투입되어야 하고, 상시 운용할 수 있는 인력 또한 배치되어야 합니다. 14종의 물질을 관측하는 울릉도와 달리 독도의 경우 이산화탄소와 메탄 2가지 물질만 관측하고 있고, 사람이 직접 운용하는 게 아닌 무인 관측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측 장비에 문제가 생겨 결측이 되거나 장비에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생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독도에 이런 관측소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WMO 등록을 시도라도 하려면 독도에 대규모 관측소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아직 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독도 관측소가 WMO등록되려면 해결해야 할 현실적 과제가 많고 당분간은 어렵다는 겁니다. 울릉도의 경우에도 2014년 이후 10년 간의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 데이터의 정확성을 입증해 WMO의 지역급 관측소로 등록될 수 있었습니다. 독도 관측소를 WMO에 등록하고 싶은 기대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예산과 관심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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