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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막 오른 '세기의 소송'…구글은 독점 사업자인가 아닌가

[뉴스페퍼민트] 미국 정부는 구글의 고삐를 죌 수 있을까?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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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스프 NYT 뉴스페퍼민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대통령은 종종 집 밖에서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지만, 집 안에서는 상대적으로 권한이 많지 않은 자리로 묘사되곤 합니다. 집 밖은 국제사회를 뜻합니다. 외교 무대에서는 패권국가 미국의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말이 사실상 법이나 다름없을 때가 많습니다.

집 안은 미국 국내 정치를 가리키는데, 물론 연방정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지만, 미국의 정치 제도 곳곳에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대통령이 하는 일은 사사건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대법원이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한 일을 없던 일로 되돌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50개 주가 모여 연방을 이룬 나라인 만큼 각 주의 사무에 관한 한 주 정부와 주 의회의 결정이 우선시 되곤 합니다. 미국 수정헌법 10조는 "미국 연방에 위임되지 아니하였거나, 각 주에 금지되지 않은 권력은 각 주나 국민이 보유한다"고 명시하고 있죠.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은 정치권력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미국에서는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자본이 축적됐습니다. 고도로 축적된 자본은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권력이 됐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미국은 자본의 힘이 상대적으로 매우 센 나라로 남아 있습니다. 자본과 노동의 관계는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서도 역학관계가 바뀌곤 하므로, 이를 단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업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규제당국이 휘두를 수 있는 강력한 칼이 있는데, 그게 바로 반독점 규제입니다.

미국의 반독점 규제당국은 한 곳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있고, 법무부 안에도 반독점국이 있어 불공정 경쟁 행위를 감독합니다. 또 입법부인 의회에도 상, 하원 모두 법사위원회 아래 독점 혐의를 조사하는 반독점 소위원회가 있습니다. 연방정부뿐 아니라 각 주 정부(법무부, 검찰)도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기업을 감독하고, 필요하면 시장에 개입해 경쟁 환경을 바로잡습니다. 지난주 미국 정부는 이른바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는 처음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대 구글(United States vs. Google)"

소송의 원고는 미국 법무부, 피고는 구글입니다. 법무부 차관이자 반독점국장을 맡고 있는 조나단 칸터가 소송을 이끌고 있는데,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소비자 효용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글도 CEO 순다 피차이를 포함한 경영진, 화려한 변호인단과 (구글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는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고 증언해 줄) 유수의 경제학자들로 진용을 꾸려 맞섰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한 지난번 반독점 소송은 25년 전, 1998년에 있던 "미국 대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입니다. 당시 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 등 자체 소프트웨어와 윈도우 운영 체계를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경쟁이라는 미국 정부의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처음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 체계 부문과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분할하라고 판결했지만, 항소심에서 분할 대신 앞서 인정된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되돌리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날 빅테크 기업의 일원이 됐지만, 1990년대는 아직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입니다. 당시 소송의 쟁점도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독점이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문제였죠. 구글은 다릅니다. 모든 것이 인터넷 기반으로 굴러가는 세상에서 구글은 정보를 찾는 핵심 기능인 검색 부문의 독점 사업자로, 검색 엔진을 통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 기반 광고 시장의 이윤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독점 사업자 구글이 경쟁자를 몰아내기 위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빅테크 기업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벌인 행위를 대상으로 한 첫 반독점 소송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테크 부문 경쟁정책 자문으로 일했던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의 팀 우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이번 소송과 관련해 글을 썼습니다. 우 교수는 소송의 직접적인 쟁점보다도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그로 인해 뒤바뀌거나 다시 쓰일 경쟁의 원칙과 시장의 구도가 앞으로 인터넷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썼습니다.

특히 1960년대 IBM, 1980년대 AT&T, 그리고 2000년대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생겨난 부수적인 효과에 우 교수는 주목했습니다. 즉 독점 기업들이 받은 직접적인 징계보다도 규제당국의 감독에 사업이 위축되면서 시장에 경쟁이 되살아나 결과적으로 혁신의 토양이 마련됐다는 겁니다. 우 교수는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또 그 판결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으로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독점을 방조하기보다 경쟁을 촉진하는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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