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에 비해서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의통화(M2)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을 ‘마샬 케이’라 한다. 경제위기 때마다 마샬 케이가 한 단계씩 높아졌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0.50%)까지 인하하면서 통화 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2019년 말 1.50이었던 마샬 케이가 2022년 말에는 1.7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화 공급 확대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자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 공급을 줄였다. 그 결과 올해 2분기에는 마샬 케이가 1.72로 낮아졌다.
그러나 시중 유동성 특히 증권시장 주변 유동성은 절대적으로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첫째, 대표적 유동성 지표인 M2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M2 증가율(전년동월비)이 13.2%였으나 올해 6월에는 2.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에는 2.5%로 다소 높아졌다. 앞으로 몇 개월 통계를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6월을 저점으로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다.
둘째, 지난 2년 동안 돈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몰렸다.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 비율로 이를 측정해 볼 수 있다. M1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대 수익률에 따라 다른 곳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이다. M2는 M1에다 정기예적금과 양도성예금 등 시장성 상품을 포함하는 통화지표로 M1보다 유동성이 낮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은행의 예금금리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은행에서 1년 금리가 5% 정도인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많은 돈이 예금으로 몰리면서 M1보다는 M2가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 2021년 10월 M1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7%였으나 올해 6월에는 31.0%로 낮아졌다. 과거 통계를 보면 이 비율이 감소할 때 주가도 같이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7월에는 31.1%로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돈이 새로운 수익처를 찾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