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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회담장 2곳 열고 닷새간 39개국 정상 대좌…"외교사에 처음"

윤 대통령, 회담장 2곳 열고 닷새간 39개국 정상 대좌…"외교사에 처음"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연쇄 양자 회담 뒤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었다고 대통령실이 2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개최지 선정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두 달여 앞두고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회담 상대국을 선별해 1대1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의중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뉴욕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은 사전에 내용과 형식 면에서 치밀하게 검토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고 밝혔습니다.

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상대국을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 회담, 1대1 오찬, 그룹별 오·만찬 등 형식을 심사숙고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양자 회담의 베이스캠프는 주유엔 대표부 건물로 정했습니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입니다.

회담에 앞서 대표부를 통째로 엑스포 홍보관처럼 꾸미기도 했습니다.

2층에 회담장을 2곳 이상 설치해 양자 회담이 연속적으로 계속 열릴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각 정상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과 오·만찬 장소도 내부에 따로 마련했습니다.

1층 입구에는 대형 백드롭을 설치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김 차장은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하루 종일 수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카탈린 노박 헝가리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이런 총력 지원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했습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17개국 정상을 만났고, 22일 귀국 전까지 12개국 정상을 추가로 만날 예정으로, 닷새 간의 방미 기간 총 39개국 정상과 대좌하는 것입니다.

이 중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산마리노, 북마케도니아, 부룬디, 모리타니, 에스와티니, 네팔, 아이티 등 9개국은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입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총리나 대통령이 4번이나 한국을 방문했으나, 한국은 1999년에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현지를 방문한 것이 전부라고 김 차장은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평시'였으면 굳이 만나지 않았을 나라들까지 회담을 조율했을 정도로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앞서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 전까지 총 58개국 정상과 99차례의 양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더해 환담 회수도 34차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미 20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 만큼 불과 한 달 만에 60개국을 채우는 '신기록'을 달성하게 됐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 달 동안 60개의 양자 회담, 10개 이상의 다자 회담을 치른 대통령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외교사에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방미 전 "한 달 안에 가장 많은 정상회담을 연 대통령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해볼 생각"이라고 했던 언급을 철회했습니다.

그만큼 전례 없는 강행군을 비유적으로 예고한 언급이었다는 취지입니다.

고위 관계자는 "기네스북 등재는 할 수 없다"며 "정치, 외교, 정무 문제는 기네스북에 등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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