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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북한 '잘 사는 집'의 바로 1주일 전 밥상을 공개합니다

[N코리아 정식] 장사든 밀수든 뭐라도 해야 하는 사람들

북한 양강도 지역에서 살고 있는 주민의 최근 밥상 사진이 입수됐습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9일 탈북여성들이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증언하는 가운데, 한 탈북민이 최근 중국 협조자를 통해 받은 사진을 공개한 것입니다.

스프 N코리아정식 (사진=연합뉴스)
이 사진은 양강도의 한 집에서 이달 중순 찍은 밥상 사진이라고 하는데, 밥상 위에 올려진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위쪽 2공기와 아래쪽 1공기에 담겨 있는 것은 옥수수밥입니다. 옥수수밥은 쌀은 하나도 없이 옥수수(강냉이)로만 지은 밥이라고 합니다. 아래쪽 밥공기 옆에 담겨 있는 것은 된장국입니다. 된장국 옆 조그만 하얀 공기에 담겨 있는 것은 소금이고, 소금 공기 위쪽으로 보이는 것은 감자반찬입니다. 그리고 밥상 가운데에 있는 두 그릇의 반찬은 시래기 종류의 김치라고 합니다.

스프 N코리아정식 (사진=연합뉴스)
3∼4인 정도가 먹는 밥상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의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집이면 양강도에서 상당히 잘 사는 집에 속한다고 합니다. 상당수의 집들은 옥수수밥도 먹지 못하고 죽을 끓여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급은 5천 원, 쌀 1kg은 6천 원

북한에서 일반 노동자와 사무원의 월급은 북한 돈으로 2천 원에서 5천 원 남짓입니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다면, 원래 이 돈으로 배급소에서 무상에 가까운 가격으로 쌀과 생필품을 공급받고 다른 부수적인 물품들을 사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배급이 끊어진 지는 오래됐고 일반 주민들은 배급 없이 스스로 먹고 살아가야 합니다. 북한의 시장 쌀값은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대개 1kg에 6천 원 수준인데, 잘해야 5천 원 남짓한 월급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북한자유주간 행사 '북한 엄마가 쓴 가계부'
'북한 엄마가 쓴 가계부'라는 주제로 이뤄진 이번 행사는 이러한 의문을 풀어주는 행사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장사든 밀수든 뭐라도 해야 하는데, 탈북여성들 개개인의 경험들이 소개됐습니다.
 

13살부터 장마당 뛰어든 A 씨

2015년에 탈북한 A 씨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 할머니가 굶어서 돌아가신 뒤, 13살부터 장마당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장사를 허용하지 않아 처음에는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잘 사는 집 문을 두드리며 아이스크림을 팔았는데, 너무 연약한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을 팔아달라고 하니 사람들이 사 먹어주곤 했다고 합니다.

성인이 되어 김일성 일가의 업적을 찬양하는 곳에서 일했는데 월급은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월급이 북한돈 2,400원 정도였는데, 월급 주기 며칠 전부터 충성의 당 자금, 돌격대 지원금, 인민군대 지원금 등을 내라고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정산하고 나면 오히려 직장에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A 씨는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우고, 밀수도 했습니다. 중국과의 접경 지대에 살았기 때문에 수시로 중국에 넘나들며 약초, 꿩, 노루, 파철, 개구리 등을 팔았다고 합니다. 특히 구리 밀수도 했다고 하는데 구리는 전선을 잘라 구했다고 합니다. 북한에 전력망이 엉망인 것이 바로 이런 전선 밀수가 곳곳에서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손님 남긴 음식으로 끼니 때워

양강도에서 외국손님을 상대하는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다 2016년 탈북한 B 씨도 북한돈 1,200원이 조금 넘는 월급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B 씨는 직장에서 밥을 사 먹어야 했는데, 한 끼당 식사비가 1,000∼1,500원 정도여서 음식 사 먹기가 부담이었습니다. B 씨는 그래서 한 끼만 돈을 주고 사 먹고, 나머지는 외국 손님들이 남기고 간 음식을 먹는 것으로 끼니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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