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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전전하다 결국 요강"…도심 속 화장실 없는 주택들

<앵커>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 한가운데에 낡은 조립식 주택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대부분 8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집에는 물론 공용화장실도 없어서 4년째 인근 상가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김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단지 사이, 310㎡ 남짓한 공간에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낡은 조립식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모두 9세대로 대부분 80세 이상의 어르신 10여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는 화장실이 없어 공용화장실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4년 전, 공용화장실이 있던 땅을 누군가 매입하면서 화장실이 사라졌습니다.

서울 도심 속 낡은 조립식 주택, 변기만 남고 사라진 공용화장실

이곳이 원래 화장실이 있던 자리인데요,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변기만 남아 있고, 접근할 수 없도록 아예 울타리까지 쳐져 있습니다.

공용화장실이 사라진 뒤 어르신들은 4년째 상가 화장실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노일금/서울 양천구 : 그전에는 저기 신협으로 다니고 병원으로 다니고 그랬는데. 고생들 많이 해요, 여기 사람들.]

이마저도 300m 넘게 떨어져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요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립식 주택 단지 주민 : 옛날 70년대 스타일로 그대로 살아요. 요강에다 싸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요새. 양천구인데.]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관할구청은 화장실을 만들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천구청 관계자 : (근처에) 소규모 어린이 공원이 있어요. (여기 설치하려면) 기존에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빼야 한대요.]

주거 기본법은 화장실과 목욕시설을 최저 주거 기준의 필수 설비로 규정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주거지에는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할 구청이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하거나 인근 건물의 화장실을 임대하는 방식 등으로 최저 주거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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