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수 피해가 큰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비아 정부는 기자들에게 구조 작업을 이유로 피해 지역을 떠나라고 명령했는데 반정부 정서가 퍼지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대참사로 이어진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리비아 데르나 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면서, 재난 예방도, 피해 복구 안 되는 절망적 상황에 분노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데르나 시장의 집에 몰려가 불까지 질렀습니다.
[오프타 알 아티/리비아 데르나 시민 : 동부리비아 의회 수장은 살인자입니다.]
반정부 시위 발생 소식이 내외신을 통해 알려진 뒤 동부지역을 관할하는 임시정부는 기자들에게 데르나 시를 떠나도록 명령했습니다.
당국은 "구조팀이 순조롭게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지만, 반정부 정서가 확산하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데르나 시에선 통신이 한동안 두절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식수 오염과 위생시설 부족으로 리비아 동북부에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흐메드 주이텐/세계보건기구 리비아 대표 : 생존자들이 안전한 물과 음식에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전염병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장 피해가 컸던 데르나 시에 의료진과 의료장비, 약품을 긴급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