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블더] '유교의 나라' 한국…곧 닥칠 뜻밖의 상황은?

추석 한가위가 벌써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연휴 앞두고 고향 갈 생각에 들뜬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명절이 다가오는 게 스트레스라는 사람들도 있죠.

차례상에 올릴 음식 준비하는 것도 이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명절 분위기가 좀 바뀌면서, 올해 추석에는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가정이 차례를 지내는 가정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한 플랫폼 기업이 20~50대 성인 4천 명에게 물었더니, 올 추석에 차례를 지낼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이 44%였습니다.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보다 적었는데요 오히려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소수가 된 셈입니다.

다른 비슷한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설을 맞아 조사했는데요, 당시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39%에 불과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차례상을 차리더라도 시대에 맞게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지난해 추석을 맞아 성균관이 제시한 간소화 차례상입니다.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과 구이, 김치, 과일, 술 이렇게 6가지 종류가 끝입니다.

전 같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차례상에 올릴 필요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성균관 측은 우리 예법의 교과서로 불리는 조선 문신 김장생의 '사계전서' 에 따르면, 오히려 기름진 음식을 올리는 건 예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홍동백서, 그러니까 붉은 과일을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야 한다는 차례상 예법도, 옛 문헌에는 없는 표현이라며 상을 차릴 때 음식을 그냥 편하게 놓으면 된다고도 했습니다.

[최영갑/성균관 의례정립위원장 (지난 1월 20일 SBS 8뉴스 중) : 가정불화가 생기고, 남녀 갈등이 생기고, 유교 때문이라고 하니까 저희는 마음이 불편하죠. 그래서 안 되겠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한번 좀 알려주자. 가족들이 모여서 싸우지 않고, 그래야 즐겁게 명절을 보내죠.]

조선말 신분제 폐지 이후, 양반 집안임을 차례상으로라도 과시하기 위해 음식이 많아졌다는 게 성균관의 해석입니다.

[박광영/성균관 의례부장 (지난 1월 21일 SBS 비디오머그 중) : 갑오경장 이후에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반상의 구분이 없어졌지 않습니까? (차례상을) 많이 준비한다 그러면 '우리는 양반 집안' 이고 적게 하면 '양반이 아닌가 보다' 그런 이상한 풍조가 생겨버리는 거예요. 허례허식으로.]

한편, 올해 장마와 폭염으로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추석 상차림에 드는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는 얘기도 적잖습니다.

소상공인 진흥회의 조사에 따르면, 4인 기준으로 차례상 비용을 따져보니, 전통시장에서 준비했을 때는 평균 29만 6천 원 정도, 대형 마트는 평균 36만 7천 원이 드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여러 부담이 겹치다 보니, 차라리 차례상용 간편식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각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차례상을 차려야 되는 주요 노동력이 MZ세대인데, MZ세대들은 보다 더 실용적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밀키트를 사용하고 심지어는 차례상 자체를 주문하고 이러한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차례상을 거르거나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거나 이런 걸 경험을 하면서, 좋은 전통이긴 하지만 그걸 꼭 성대하게 치러야 되고, 꼭 치러야 되는 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식품 업체가 내놓은 차례상 차림용 밀키트가 포함된 추석 세트는, 지난 9월 1일부터 4일까지 하루 평균 판매량이 8월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 다른 식품 업체에서 내놓은 동그랑땡, 떡갈비와 같은 간편식 제품도, 이달 매출이 지난달 대비 약 240% 증가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