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 정상회의가 이번 주에 열립니다. 기후 단체들은 이 시기에 세계 곳곳에서 집중적으로 시위를 벌이는데, 일부는 스포츠 경기장에 뛰어들기도 하고 또 과격한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이러는 배경이 무엇인지,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뉴욕 도심에서 기후 운동가들과 시민 1만 5천여 명이 거리 행진에 나섰습니다.
같은 날 독일 베를린에서는 시위대가 브란덴부르크 문에 페인트를 뿌린 뒤 체포됐습니다.
[베를린 시위 참가자 : 203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라는 게 과학자들의 분명한 요구입니다.]
지난해 세계적 명화,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쏟은 기후 시위는 지난 7월에는 영국 윔블던 테니스 경기장에 난입하는 등 더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F1 자동차 대회장에 뛰어드는 등 목숨 건 시위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F1 시위 참가자 : 저희는 죽으려고 누운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계속 싸우려는 겁니다.]
충격요법 같은 과격 행동을 내세우는 이른바 직접 행동주의 단체들은 그린피스나 WWF 같은 기존 기후 단체가 제도권화돼 제 역할을 못 한다며 SNS를 통해 자체적으로 청년 활동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출 행동만으로는 오래가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고민입니다.
요즘은 역할 분담도 생겨납니다.
과격 시위를 중심으로 한 단체와 더불어 정책 개발이나 입법 로비 등에 주력하는 행동주의 단체도 나타나는 겁니다.
[최규연/기후 운동 연구자 (사회학 박사) : 과격한 생각을 가진 기후운동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고 훨씬 더 전문적 지식 생산을 추구하는 그 나름의 역할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존 과격행동의 선명성을 유지하는 대신 그들만의 리그에 갇힐 거냐, 아니면 급진성을 내려놓고 일반 대중과의 소통으로 외연 확대에 나설 거냐, 기후운동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