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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형마트 의무 휴업 날, 주변 상권 매출 줄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신용보증재단' 보고서 발표

<앵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오히려 주변 상권 매출을 떨어뜨린다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이에 대한 상인들의 반응을 권지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마트를 한 달에 2번, 일요일에 영업할 수 없도록 하는 근거법인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난 2012년 개정됐습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였습니다.

[권혁소/당시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2012년 6월) :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 건강권 보장, 대·중·소유통업의 상생 발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제도 시행 11년 만에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이런 취지와 다른 결론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서울 전역 대형마트 휴업일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4년 치 카드 매출을 통해 분석했더니, 대형마트가 쉬는 일요일에 주변 소매업, 외식업 등의 매출액이 영업 일요일 대비 1.7% 하락했습니다.

반면 편의점과 같은 유통업은 6.7%, 온라인 유통업은 13.3% 증가했습니다.

휴업 일요일 다음날에도 대형마트는 평소 월요일 대비 13.3%, 온라인 유통업은 19.1% 매출이 증가한 걸로 나왔습니다.

[안영수/소상공인센터장 (서울신용보증재단) : 의무 휴일제를 하는 날 대형마트의 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이전되지 않는 것들을 확인했고요. 오히려 주변 상권의 매출은 조금 더 떨어지는 것을 확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 중에는 이런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트 휴업이 여전히 자신들의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최성곤/서울 화곡본동시장 소상공인 : (대형마트 휴업일) 하루에 한 20~30% 정도 는다고 보시면 돼요. 그 정도로 차이 많이 납니다. (하루라도) 시장을 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좋다고 보거든요.]

상인들의 이런 목소리가 여전하면서 대구와 청주 등이 대형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옮겼지만, 제도 자체를 폐지한 곳은 아직 없습니다.

또 의무휴업 도입 목적 중 하나였던 마트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배준경/마트노조 정책국장 : 한 달에 딱 두 번 있는 일요일입니다. 이 일요일을 쉬게 해 달라는 거는,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되고요.]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서거나,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주용진, 영상편집 : 윤태호,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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