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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통계마다 제각각 "믿어도 되나"…어떻게 조사하길래

<앵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통계가 조작됐다는 감사원의 중간발표 후에 집값 통계 자체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부동산 시장 통계의 문제는 무엇인지 또 해법은 없는지 제희원 기자가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올해 5월 기준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84제곱미터 형의 한국부동산원 시세는 19억 원.

그런데 KB 부동산시세는 20억 6천만 원입니다.

같은 시기, 같은 단지 시세 조사에서 1억 6천만 원 차이가 난 겁니다.

심지어 두 통계의 방향성 자체가 반대로 엇갈리는 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2022년 상반기, 부동산원 수치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 또는 하락했는데, KB시세는 이 시기 오히려 가격이 상승한 걸로 나왔습니다.

올해 6월에도 두 기관 시장 진단은 정반대로 엇갈렸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조사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부동산원은 전국 3만 2천여 개 표본, 조사원이 개별 세대 가격을 조사해 적정가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KB는 6만 2천여 개 표본, 중개업소가 직접 가격을 입력합니다.

두 기관 모두 공식적으로는 호가를 배제하고 있다지만, 조사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고, 중개업소 입김에 변동 폭이 큰 호가 위주로 반영되는 등 각각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 부동산 가격은 거의 중개업소가 올리고 내리거든요. (실거래가가 아닌) 협약을 맺은 중개업소에 물어보는 방식으로 조사를 하거든요. 높게 거래됐다고 해서 계속 높게 거래될 것이라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다른 나라에서 보기 드문 '주간' 단위 통계도 문제입니다.

미국의 경우 월, 분기, 연 단위로 발표하되, 월 단위 통계는 전국을 9개 구역으로 나눠 매우 광범위한 결과만 공표합니다.

한국이 '매주' 그것도 200개 넘는 시군구 단위까지 공표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초단기 통계는 집값 급변동 시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켜 가격 왜곡을 유발합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장 : 0.01% (상승)은 그런 의미인 거죠. 10억짜리 아파트면 10억 당 10만 원 (올랐다). 이렇게 측정이 가능하냐…. 신속한 것보다는 정확한 자료가 필요할 거라는 방향으로 지금 틀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주간 지표 대신 월간 지표를 통해 집값 방향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통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개편 작업이 시급합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VJ : 박현우, CG : 최재영·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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