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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이중선 씨 사망사건…전문가 "여러 가능성 열고 범죄 관련 조사했어야"

[스브스夜] '그알' 이중선 씨 사망사건…전문가 "여러 가능성 열고 범죄 관련 조사했어야"
중선 씨는 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나.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름밤의 화염과 사라진 일주일 - 월령마을 차량 화재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故 이중선 씨 사망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09년 8월 5일 밤 9시 55분경. 군산시 개정면의 월령마을 삼거리에서 차량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119가 곧바로 출동해 10여 분 만에 진화를 했으나 차량은 전소됐다.

화재 원인을 조사하던 그때 차량 내부에서 신체 대부분이 타서 사라진 시신이 발견됐다. 차량 조회로 사망자 신원은 서른다섯의 이중선 씨로 밝혀졌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펌프카 사업을 하던 인물인데, 시신 발견 며칠 전 실종 신고가 된 상태였다.

119의 초기 조사 결과는 화재 원인을 엔진 과열로 추정했다. 그런데 차 안에서 플라스틱 농약병이 발견되었고, 휘발유 성분이 시트에서 검출되자 경찰은 중선 씨가 음독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경찰은 그가 3천500만 원가량의 차량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어릴 때 살던 마을을 찾아 분신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펌프카를 대출받아 사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가정사나 개인사에서 별일이 없었던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부검 결과, 이 씨의 체내에서는 농약이나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고도의 탄화가 됐지만 살아있는 상태에서 화재가 난 것이라는 분석을 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휘발유가 검출되면 자살이든 타살이든 휘발유에 의한 방화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결국 그의 사망사건은 특별한 외상이 없어 화재사로 내사 종결되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타살이라고 의심했다.

화재 당시 차량 문이 잠겨 있던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또한, 중선 씨의 휴대전화와 차 열쇠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선 씨의 승용차는 휘발유가 아닌 LPG를 연료로 하는 차량이어서, 화재의 원인이 휘발유라면 담아 온 통이 차량 내부나 근처에서 목격됐어야 하는데, 어디에도 휘발유 통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라이터나 성냥과 같은 불을 붙이는 도구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중선 씨가 사망하기 전 그의 동선은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동선이었다. 그리고 가족들은 CCTV에 포착된 차량의 운전석의 남성은 중선 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평소 손목에 무엇을 차는 것을 싫어했던 그가 영상 속에서는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방송은 전문가들과 함께 차량 화재에 대한 분석을 했다. 전문가는 "불이 난 모습을 분석했을 때, 그가 자살했다면 밖에서 불을 지르고 차량 안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행동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표창원은 "자살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생존 본능을 스스로가 거스르고 무너뜨려 버리는 행동, 그래서 많은 자살의 방법은 고통이 덜한 방법을 택한다. 죽음은 택하고 싶지만 고통은 피하고 싶은 것이 기본적인 자살의 심리이다"라고 분석했다.

정시의학과 전문의는 "방화로 인한 사망은 그 자체로도 메시지가 있다. 긍정보다는 공격적인 메시지가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정신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없다"라며 "이 자료상에서는 자살로 사망했을 것으로 고려되는 정신의학적 근거는 상당히 드물다"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건을 추적하던 중 과거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던 조사관이 차 안에 2명을 봤다는 목격담을 듣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목격자는 찾을 수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문가는 "이 사건이 보험 지급 사유가 있는 사건인지 아닌지 해야 할 모든 객관적 조사를 하는 가운데 남겨진 공식 기록상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카더라 정도가 아닌 것"이라며 목격자의 증언은 중요한 근거라며 조사 당시 이를 바탕으로 조사를 더 진행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 발품을 팔았던 중선의 누나 수첩에는 게임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조사 결과 중선 씨는 사고 당시 게임을 하며 유저들과 친목을 다졌고, 이에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에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리고 제작진은 그의 노트에 적힌 아이디들을 추적해 당시 그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찾아냈다.

피시방을 운영하던 해당 유저는 사업을 접으면서 게임 캐릭터를 판매했고, 이때 캐릭터를 되파는 이들을 통해 자신의 정보가 넘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선 씨의 메모 등을 통해 그가 게임 아이템 거래를 많이 한 것으로 추측했다.

현찰 거래 많이 일어났던 당시 친목을 위해 아이템 직거래가 많던 시절 전국의 유저들과 활발하게 만났던 중선은 후에는 싸움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다고.

이에 그를 아는 게임 이용자는 "남의 캐릭터를 키우는데 죽이면 열받고, 그러면 현피를 뜨잖냐. 현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던 현피.

전문가는 "강력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은 거의 유일하게 게임만 나오는 것 같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강력사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했다면 모든 수사 조사해야 할 대상을 수사하고 조사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자살이라고 하더라도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자살에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전문가는 "자살이 아니라고 한다면 충실하고 원칙적인 조사를 통해서 범인의 정체를 밝혀냈을 것"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경찰 측은 재조사 결과도 자살로 종결했다. 그리고 모든 절차에 의해서 한 것이라며 문제 제기를 원천에 차단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성급하게 자살로 종결하지 말고 다른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며 아쉬워하고, 그와 관련된 제보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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