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전기차 제조 뛰어든 중국 부동산 업체들, 자금·기술난에 '휘청'

전기차 제조 뛰어든 중국 부동산 업체들, 자금·기술난에 '휘청'
▲ 바오넝자동차

중국에서 확장세가 꺾일 줄 모르던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산업에 앞다퉈 뛰어든 대형 부동산업체들이 부동산 위기로 인한 자금난과 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장쑤성 쿤산시 인민법원은 지난 8일 '바오넝 자동차'의 자회사인 '쿤산 쥐촹 신에너지 과학기술유한회사'의 파산을 결정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의 경매 웹사이트에는 쿤산 쥐촹의 토지 3건(총 32만3천669㎡)과 무허가 건축물, 기계 설비 등을 6억1천100만 위안(약 1천116억 원) 상당에 넘긴다는 항목이 올라왔습니다.

대형 부동산업체인 바오넝그룹은 2017년 바오넝자동차를 설립해 자동차 업계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체리자동차 계열사인 코로스(Qoros)자동차를 사들이고, 창안-푸조 시트로엥의 광둥성 선전 공장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습니다.

당시 바오넝그룹은 2022년까지 새 자동차 모델 26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오넝 인수 후 코로스자동차 매출이 2018년 3.2배 넘게 급증하면서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코로스의 판매량이 꺾이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선 거의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바오넝자동차는 'BAO'나 '유바오리' 등 신차를 출시했지만, 지금까지도 양산은 못 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바오넝자동차가 발표한 문건에는 모기업인 부동산회사 바오넝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임금이 체불된 상황이라는 상세한 설명이 들어갔습니다.

계열사인 바오넝자동차 판매회사는 2021년 6월 부실 상태에 빠졌고, 올해 4월 기준 임차료와 대출금·보증금·사회보험료가 밀린 데다 총 1억3천만 위안(약 238억 원)의 임금까지 체불된 상황이었습니다.

작년 바오넝그룹의 야오전화 회장은 당시까지 자동차사에 투자한 돈이 총 530억 위안(약 9조6천억 원)에 이르렀지만, 제품 출시나 기술 개발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 자산관리업체 IPG의 바이원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바오넝자동차의 상황이 안 좋아진 이유로 핵심 기술의 결핍과 브랜드 영향력 부족, 자금난,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 내부 관리 문제를 꼽았습니다.

자동차 업계에 들어갔다가 수렁에 빠진 업체 가운데는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설의 한 축을 담당하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도 있습니다.

헝다자동차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68억7천300만 위안(약 1조2천500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자금난 속에 헝다자동차는 전략적 투자자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NWTN을 유치해 5억 달러(약 6천600억 원)의 투자를 약속받았고 첫 투자금도 받았습니다.

헝다자동차는 헝츠5와 헝츠6, 헝츠7 등 모델을 잇따라 양산 중이라고 했지만, 난관을 정말 넘긴 것인지 단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신경보는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거금을 들여 인수한 WM자동차가 위기에 빠져 있는 야쥐러(애자일)부터 화샤싱푸(華夏幸福), 푸리그룹 등 다수의 대형 부동산업체가 자동차 업계에서 고배를 마신 상황입니다.

바이원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부동산업체가 자동차 업계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흔치 않은데, 자동차 제조업은 고도로 경쟁하는 자본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이라며 "기술과 브랜드, 관리 등 전방위적 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부동산업체는 자동차 제조 영역에서 전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바오넝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