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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더미 옆에서 먹고 자는 이재민들…'2차 재앙' 우려

<앵커>

리비아 정부는 이번 대홍수가 복구 능력을 넘어선 대재앙이라 선언했는데, 그게 점점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구조와 시신 수습이 더뎌서 어렵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2차 재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물이 빠진 거리는 온통 시신들로 가득합니다. 

신원조차 제대로 확인할 겨를 없이 집단 매장하고 있지만, 1만 구가 넘는 시신들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대홍수 생존자 : 시신 수천 구가 여전히 방치돼 있습니다. 누군가의 가족, 딸, 아들입니다. 시내로 들어가면 냄새가 엄청나게 납니다.]

시신들로 뒤덮인 거리 구석구석엔 살아남은 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소가 설치됐지만, 데르나 시 전체를 통틀어 6-7곳 정도, 수용 가능 인원은 3천 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갈 곳 없는 이재민 대부분은 시신 더미 옆에서 먹고 자야 합니다.

열악한 환경과 위생 때문에 수인성 질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 : 사망자 숫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 훨씬 시급합니다.]

스페인과 독일 터키 영국 등 각국의 인력과 구호품이 속속 도착하고 WHO도 긴급 재난 대응기금 26억여 원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와 시신 수습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헤르 엘소니/유엔 리비아 대사 : 지원 인력과 물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데르나 주변에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실상 무정부상태다 보니 체계적인 복구, 지원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겁니다.

댐 붕괴 경고를 무시해 대홍수를 부른 정치적 무능과 혼란이, 생존자들마저 2차 재앙에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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