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14명 희생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이렇게 하면 침수 막을 수 있습니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 15일 충청과 남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와 근처 미호강의 범람으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궁평2지하차도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이 사고로 무려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관련자들이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현재 수사 중인 가운데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은 다음의 3가지 주된 요인에서 비롯됐습니다.

1. 비상 탈출구 또는 대피를 돕는 시설이 없었다.
2.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배전반 침수로 제 때 작동하지 못했다.
3. 지하차도 입구에 진입차단 설비가 없었다.


우리나라에 지하차도가 920개나 있는데, 이 가운데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곳은 없을까요? 안전대책이 철저한 곳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문제의식 아래 SBS 〈이렇게까지〉 취재진은 현장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비상 탈출구와 배수펌프

부산 금정구 장전동 도로 지하에 있는 장전 지하차도는 길이가 1,220미터, 즉 1km가 넘는 큰 규모의 지하차도입니다. 2018년에 완공된 최신식 지하차도로 이곳의 특징은 지하차도 바깥으로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가 있다는 점입니다.

지하차도의 정중앙 부분인 610미터 지점에 배수펌프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는데, 이곳에 들어가면 왼편에 나선형의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의 높이는 5.5m로 이 계단을 타고 올라간 뒤, 다시 5.5m의 수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근처 인도의 맨홀을 열고 바깥으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스프 핫스프
'일반 맨홀이 너무 무거워서 장비 없이 열 수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실 분 있을 겁니다. 이곳의 맨홀은 조금 다릅니다.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는 위급한 시기에 이곳으로 탈출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맨홀은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 일반 맨홀의 5분 1 무게(약 20kg)로 줄였고, 맨홀을 여는 순간 근처 상황실에 바로 알람이 뜨도록 했습니다.

스프 핫스프
위급시 탈출구를 마련했지만 장전 지하차도는 웬만해선 잠기지 않을 시설들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100년 만에 내리는 큰 비'를 가정하여 배수펌프를 100마력짜리 3대, 30마력짜리 1대 총 4대를 구비해 놓았고 이 펌프들로 분당 32톤의 물을 퍼낼 수 있도록 대비하였습니다. 오송 지하차도의 3배 규모입니다. 물을 모아놓는 집수정의 용량도 커서 850톤 넘는 물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펌프들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시설이지요. 오송 지하차도에도 4대의 펌프가 있었지만 전기 시설이 침수되면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았고, 이게 사고를 키운 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장전 지하차도의 경우 전기실이 지하차도 천장보다 높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지하차도가 침수되어도 전기실은 잠기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대피를 돕는 시설

장전 지하차도처럼 비상시 외부로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를 만드는 일은 지하차도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 공사라 오히려 섣불리 시공하면 지하차도 전체의 구조 안전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요?

부산 남구의 문현 지하차도에 그 대안이 있습니다. 길이 260m의 문현 지하차도는 1980년에 완공된 오래된 지하차도입니다. 이곳에 가보고 취재진은 무릎을 쳤습니다. 지하차도 벽에 노란색 사다리가 붙어있는데, 지하차도 침수 시 사람이 매달리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간단하지만 위급 시 생명을 구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스프 핫스프
지하차도에 물이 차면 윗부분 1.4m 정도 공간이 생겨 일종의 '에어 포켓'에서 대피자가 구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스프 핫스프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