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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럽다"…독립운동가 후손들, 육사 명예졸업증 반납

"수치스럽다"…독립운동가 후손들, 육사 명예졸업증 반납
▲ 육사 명예졸업증서 반납에 앞서 기자회견하는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손자인 정철승 변호사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육군사관학교가 선조들에게 수여한 명예졸업증을 5년 만에 반납했습니다.

육사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이전하기로 한 데 대해 항의하는 뜻에서 입니다.

이들은 오늘(1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사 정문 앞에서 "육사는 조국을 되찾고 겨레를 살리기 위해 몸과 생명을 바쳤던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기에 수치스러운 명예졸업증을 되돌려준다"고 밝히고 바닥에 명예졸업증을 내려놨습니다.

이날 육사 앞에는 지청천 장군 외손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윤기섭 선생 외손 정철승 변호사 겸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조직위원장, 이상룡 선생 증손 이항증 광복회 이사를 비롯해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모였습니다.

이 전 독립기념관장은 "육사의 이번 처사는 대한민국 헌법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육사의 역사에서 독립운동을 지워버리겠다는 단절 선언"이라며 "이 졸업 증서도 의미가 없게 됐습니다. 휴지 조각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명예졸업증을 받은 2018년만 하더라도 '잘못된 역사가 바로잡히는구나' 싶어 굉장히 뿌듯했는데 5년 만에 뒤집히는 걸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목숨까지 바쳐가며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의 삶이 이렇게 모욕이 대상이 돼도 되나 싶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아주 끝없는 모멸감을 느낀다"고 성토했습니다.

육사 입구에 놓여 있는 독립운동가 윤기섭·이상룡 선생과 지청천 장군의 후손들이 반납한 육사 명예졸업증서

정 변호사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싸우셨던 독립운동가분들이 일제강점기 때보다 더 험한 모욕을 당하고 계시는 것이 가슴 아프고 견딜 수 없었다"며 명예졸업증을 반납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왜적 일본에 굴욕해 동족을 살상한 백선엽 장군의 동상까지 세우자고 했던 육사는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다"며 "독립운동가인 우리 조상들께서 '너희들은 그럴 자격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육사는 2018년 3월 6일 육사 졸업생의 소위 임관식에서 이들 3명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17명의 후손을 초청해 명예졸업증을 수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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