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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20명 몸값만 650조 원"…첨단 기술 거물들 한자리 왜 모였나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유명한 얼굴들이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빌게이츠도 보이는 것 같고요. 미국 기술 기업의 거물들이 이렇게 한데 모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 10대 기업 중의 절반인 5대 기업의 대표들을 비롯해서 세계적인 기술 기업의 대표들, 그리고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한 20명 정도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외신들도 여기에 모인 20명의 몸값을 다 합치면 5천억 달러 정도, 우리나라 돈으로 650조 원 정도가 되는 자리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예산보다도 더 큰 액수의 돈이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아마 다 알아보실 겁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그리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또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와 엔비디아의 젠슨 황, 그리고 챗GPT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인물이 된 오픈 AI의 샘 알트먼까지.

시간이 안 된다고 거절했다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정도 빼고 지금 세상의 기술 거물들은 거의 모두 모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이 뭐냐, 한꺼번에 사라지면 그야말로 인류 기술의 진보가, 특히 인공지능 AI의 발전이 적어도 당분간은 멈추게 될 수 있다는 점이죠.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규제안, 관련 법안을 만들기 위해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미국의 여당인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초청해서 미국 시간으로 수요일에 이렇게 워싱턴에 모여서 비공개 논의를 했습니다.

<앵커>

인공지능의 위험을 경고하는 영화도 많은 만큼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많잖아요. 어떤 얘기가 주로 나왔습니까? 

<기자>

말씀드리면 인공지능은 요새 생명공학이나 유전공학이나 원자력 발전에 많이 비유되죠.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자체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칫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인공지능에게 잡아먹히는 세상이 되기 전에 규제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세계 최일선에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 이 기술 거물들도 여기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했습니다.
 
오히려 빨리 규제를 만들어달라, 빨리 규제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척 슈머/미국 민주당 원내대표 : 정부가 AI 규제에 역할을 했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참석한 (기술 거물들) 전원이 손을 들던데요.]

이 거물들이 학교에서처럼 손을 들었다고 하니까 귀여운 느낌도 있죠. 자기들도 길라잡이가 필요하고 심판이 필요하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을 양날의 칼에 비유하면서 자칫 인류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세상에 생길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막기 위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CEO :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안전하게 AI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계속 말씀드려 온 건 AI의 부작용이 엄청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긴 후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먼저 움직여야죠.]

벌써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가짜 영상, 딥페이크 영상으로 영상 통화를 걸고 돈을 가로채는 AI 피싱이 실제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내 딸, 내 아들이 등장해서 급히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안 보낼 수 있는 부모가 몇 명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이 밖에도 AI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또 사람들의 일자리를 가로채고 또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런 우려들도 있습니다.

이 모임을 주최한 미국 여당 입장에서는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AI를 활용한 흑색선전이 돌면 골치 아프다는 당장의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는 현지의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규제가 물론 필요할 텐데 인공지능을 어떻게, 어디까지 규제할지 얼핏 생각해 봐도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

<기자>

의견이 많이 엇갈렸다고 합니다. 사람 마음이 그렇죠. 남들 사업에서 규제할 부분은 잘 보이는데 누가 또 자기 거에 대해서 얘기하면 듣기가 싫습니다.

이를테면 아까 AI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굉장히 강한 어조로 주장한 편에 속했다고 하는 일론 머스크도 정작 그러는 테슬라는 인공지능으로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의 위험을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을 이 자리에서 면전에서 당하기도 했다고 참석자 중에 한 명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막 AI 규제 논의가 시작됐지만 갈 길이 먼 게 보인다는 겁니다.

일단 나온 얘기는 정부에 전담 감시기구를 만드는 것, 그리고 AI 개발을 허가해야 할 수 있는 일로 규제하는 것 같은 것들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고요. 단 만장일치 찬성은 미국이 인공지능 규제도 앞질러서 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참석자들이 다 미국인이라서 그렇죠. 사실 이미 유럽연합은 인공지능 규제에 몇 년 전부터 착수했습니다.

AI 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규제도 누가 먼저 기준을 어떻게 만드느냐 이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요한 변수가 될 거라는 걸 다들 아는 겁니다.

우리도 AI 기술개발에 관료주의적인 방해는 하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심판이 돼주는 관련 정책을 늦지 않게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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