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우리 바다는 지금 '폭염'…독성 아열대종까지 등장

<앵커>

나라 대부분이 사막인 리비아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예전보다 바다 온도가 높아진 게 한 원인이라는 건데, 이건 다른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다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바닷속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제주 바다가 어떤지 서동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도 서귀포항입니다.

지상은 서늘한 날씨로 점점 가을로 향하는데, 바다는 어떨까, 배를 타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 바닷속에 들어가 봤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바닷속에 직접 들어와 봤는데요.

체감상 매우 따뜻합니다.

수온을 한 번 직접 재보니 무려 30도가 넘습니다.

해수면 온도 측정 기준보다 더 깊은 수심 7m인데도, 수온이 32도, 폭염주의보 수준입니다.

따뜻해진 바닷속에서는 아열대 종의 종류와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67종이었던 아열대 종은 올해 91종으로 늘었고, 제주에 서식하는 어종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저희가 다이빙을 한 지 20분이 지났는데요.

이런 라이언피쉬 같은 열대 독성 어종을 벌써 5번이나 마주쳤습니다.

마치 로프처럼 생긴 관해파리류의 해파리도 보이고, 손바닥만 한 파란고리문어도 제주 해역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모두 독성이 있는 아열대 생물인데, 최근에는 맹독성인 바다뱀도 발견됐습니다.

[이승종/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수소 연구관 : 어느 시기에 어디에서 자주 나오는지를 일단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서 (독성 생물에 대한) 모니터링 조사를 강화하고….]

터전을 쉽게 옮기지 못하는 토종 부착생물들은 서식지를 잃고 있습니다.

대신 아열대성 돌산호류에 속하는 거품돌산호와 빛단풍돌산호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한송헌/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연구사 : 빛단풍돌산호가 1년에 한 4cm 정도 커요. 그러면 조만간 이 빛단풍돌산호가 어느 정도 우리 제주도의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실제 2014년 6cm 정도였던 한 개체는 5년 만에 20cm가량이 더 자라 27cm 정도까지 컸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 연안에서 많이 잡히던 톳이나 우뭇가사리의 생산량은 이미 급감한 지 오래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서진호,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조수인·강경림·임찬혁)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서동균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바다에도 폭염이라는 게 있나?

[서동균 기자 : 네, 다들 익숙지 않은 개념일 수 있는데요. 이미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보고되어 오고 있습니다. 2016년에 호주의 한 기후학자가 정의한 건데 '마린 히트 웨이브'라고, 해양 열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양 온도가 이 상위 10%를 기록하는 기간이 5일 이상 지속되면 해양 열파, 폭염이 발생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올여름 전 지구 해수 온도는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우리 바다는 전 지구 평균보다 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Q. '해양 폭염' 전망은?

[서동균 기자 : 맞습니다. 해양은 온실가스로 인해 상승된 열의 90%를 흡수하는데요. 그래서 앞으로 더 걱정입니다. 산업화 이전 연간 18.4일이던 해양열파일수는 2100년에 최대 171일까지 10배 가까이 늘어나고 강도도 2.94도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국내 한양진연구진의 연구를 한번 보시죠. 기후 온난화로 베링해 해빙이 녹으면서 해양과 대기의 열 교환이 활발해져 북서 태평양의 해양 열파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동태평양 지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해이기 때문에 기온 상승이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에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