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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다'가 키운 폭풍우…두 쪽 난 리비아

<앵커>

이렇게 리비아를 덮친 열대성 폭풍은, 지구 온난화로 바다가 뜨거워져 위력이 더 커졌단 분석입니다. 하지만 똑같은 폭풍이 거쳐 간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리비아에서 인명피해가 크게 난 건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주말 지중해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의 이동 영상입니다.

몰타 인근에서 형성돼 리비아로 접근합니다.

매년 두세 번씩 지중해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폭풍, '메디케인'이지만, 이번엔 유독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하루에 440mm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위력이 강해진 걸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그리스, 튀르키예 등 주변국과 달리 리비아에서만 엄청난 인명피해가 난 건 인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 : 여기가 댐이에요, 아니 대홍수 이전에 댐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은 토사 밖에 없어요.]

항구도시 데르나 외곽에 댐이 두 곳 있는데, 폭우에 연달아 무너지면서 도시의 4분의 1 정도가 바다로 쓸려갔습니다.

[현지 주민 : 댐이 가득 찼는데 방류하지 않아 그 압력으로 폭발했습니다. 상류의 댐이 먼저 무너지면서 강력한 급류가 사람들을 덮쳤습니다.]

이미 지난해 댐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가 학계에서 나왔지만, 사전 보수는 물론 예보나 경보, 대피 체계조차 갖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 카다피 정권 몰락 이후 국민군 정부가 장악한 리비아 동부 지역은 도로와 댐 등 인프라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재난재해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타메르 라마단/국제 적신월사 연맹 리비아 대표단 : (폭풍 이전에도) 리비아의 의료 서비스는 12년 동안의 내분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붕괴 된 상태였습니다.]

동, 서부로 갈려 2개의 정부가 대립하면서 혼란해진 정치 상황이 재난 대비는 물론, 구호 작업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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