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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폭격 폐허' 우크라 극장서 '옛 소련 군가' 부른 중국 가수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러시아 점령지에서 한 여성이 노래를 부릅니다.

[카츄사는 험준한 강기슭에서 아름다운 봄 빛처럼 노래하네.]

지난해 러시아군 포격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오페라 하우스에서 옛 소련시절 군가로도 불린 '카츄샤'를 부른 사람은 중국 가수 왕팡입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겐 전쟁 범죄의 상징과도 같은 곳에서 러시아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에 거센 비난이 일었습니다.

[2022년 그곳에서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해했는지 압니까. 6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습니다.]

하지만 왕팡은 남편과 함께 러시아 방송에 출연해 전쟁 책임을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현지 러시아계 주민들이 노래를 듣고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왕팡 / 중국 가수 : 안녕하세요. 중국 가수 왕팡입니다. 러시아 분들이 저의 노래에 관심을 갖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왕팡은 출연자 선택이 엄격한 관영 CCTV의 춘절 갈라쇼에 나온 적이 있고 남편 저우샤오핑은 정협 전국위원에 뽑힐 정도로 중국 문화예술계 입지가 탄탄한 인물입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까지 나서 이들의 행동이 완전한 도덕적 타락이자 입국 자체가 불법이라며 설명을 요구했지만, 중국 정부는 즉답을 피하고 원론적 답변만 내놨습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우크라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합니다. 각 측이 정치적으로 위기를 해결하길 희망합니다.]

왕팡의 노래 영상은 정작 중국 내 SNS에서는 모두 삭제됐는데, 우크라 전쟁에 형식상 중립을 표방해온 중국 정부로서도 난처한 입장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취재 : 정영태 / 영상취재 : 최덕현 / 영상편집 : 이승진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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