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보좌관 "5천만 원 수수 · 윤관석 6천만 원 제공 인정"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용수 씨가 재판에서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6천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박 씨 측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우선 박 씨가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당선을 목적으로 '스폰서' 사업가 김 모 씨에게 5천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박 씨가 이 돈과 캠프 안팎 자금을 합쳐 총 6천만 원을 마련,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 돈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건넸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변호인은 돈봉투 전달을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씨와 공모했다고 봐야 하며 윤 의원에게 전달한 부분만 따로 떼서 박 씨에게 죄를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박용수 씨 변호인은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 모 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 모 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 자금 명목으로 700만 원을 각각 제공한 혐의도 인정했습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선거권자를 매수하기 위해 금품이 제공된 게 아니라 경비를 지급한 게 주 사안"이라며 "내부 선거는 운동원 비용 지급 규정이 없어 식비조차 지급하지 못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해진 법률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변호인은 경선 여론조사 비용 9천240만 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돈으로 대납한 뒤 이를 감추고자 허위 견적서를 쓴 혐의, 먹사연 사무국장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은 부인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 씨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