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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테크 사랑하고 돈도 있지만 실리콘밸리가 외면하는 고객층

[뉴욕타임스 칼럼] What Mark Zuckerberg Doesn’t Understand About Old People, By Farhad Manjoo

스프 NYT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라드 만주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실리콘밸리는 젊음에 집착한다. 그 집착은 실리콘밸리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보자. 마크 저커버그가 처음 개발한 것은 대학생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였지만, 페이스북은 벌써 10년도 넘게 젊은층을 잡아둘 방법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이다. 그동안 25세 이상 사용자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이제 유튜브와 함께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됐다.

페이스북처럼 광고로 돈을 버는 회사에 이는 그리 나쁜 현상이 아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기업의 미래다. 시니어 단체인 미국은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AARP)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연령층은 전 세계 소비자 지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50년에 6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페이스북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소비자 집단, 내일의 큰 손들이 선호하는 소셜 네트워크가 되었다는 사실에 저커버그는 기뻐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약간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다. 2021년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가  유출한 문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프로덕트 매니저들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덧없이 하락하는 페이스북의 인기를 되살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같은 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실적 발표에서 저커버그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최적화하기보다는” 젊은이들에게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 아이들한테 쿨하게 보이는 게 중요하지, 무엇하러 돈 많고 머릿수도 많은 집단에 신경을 쓰겠는가?

이것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청년 버블이다. 메타에서 스냅,  틱톡에 이르기까지 테크업계가 그리는 고객상은 배타적인 과일맛 시리얼  광고를 떠올리게 한다.  멍청한 토끼야, 테크는 애들 거라고!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이 칭송받고, 나이 먹는 것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 취급을 받는다.  나이 차별을 숨기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2007년 23세의 나이로 세계에서 가장 어린 자수성가 억만장자가 된 저커버그는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젊은 사람들이 그냥 더 똑똑하다”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MIT 나이연구소(AgeLab) 소장 조세프 코플린은 나이듦에 대한 테크 업계의 적대적인 태도가 “번번이 상식에 반한다”고 지적한다. 나이연구소에서는 고령화가 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연구했는데, 자동차 제조업, 금융업, 소매업 등 다른 분야가  “장수 경제”에서 비롯되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 세계에 16억 명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만은 눈에 띄는 예외다.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혁신적인 집단이다. 이들이 나이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즉 나이든 소비자들의 문제 해결에 10대들의 유행을 좇는 것만큼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이들은 테크 중심 세상에서 고령화 모델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와 가정용 지원 시스템, 교통, 로봇, AI 등의 개발에 집중한다면 기술은 인구통계학적 불균형으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이든 사람들을 돌볼 젊은 사람이 모자란 사회에서 우리는 길어지는 노년의 편의와 독립성, 나아가 동반자까지도 기술을 통해 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에 투자한다고 착각하는 수조 달러 규모의 산업은 실제로 과거에 매여있다. 나이든 소비자와 직원, 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테크 산업의 시각은 절망적일 정도로 현실과 어긋나 있으며, 기업 논리는 물론 인구통계학적 미래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시장은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시장이 있죠. 테크 기업이 겨냥하는 고객층보다 훨씬 더 돈이 많은 시장이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그 시장을 외면하고 있어요.” 조세프 코플린 소장의 말이다.
 
실리콘밸리는 나이든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의료 분야를 꼽을 수 있다. 65세 이상 국민에게 제공되는 의료보험 메디케어(Medicare) 외에 민간 의료보험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로 막대한 돈이 몰리자, 밴처 캐피털리스트와 기업가들은 고령화 시장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소위 ‘테크 공포증이 있는 늙은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경계하던 투자자들도 노년층 의료 서비스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수억 달러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나이든 사람들이 가족이나 의료 기관의 도움 없이도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자리에서 나이 들기’는 업계의 인기 슬로건이다) 가정용  카메라와  오디오 장비생체인식 센서 등을 사용해 의료진이 멀리서도 집에 있는 노인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의료 경보 시스템인 셈이다. 투자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스타트업 ‘디스패치 헬스(DispatchHealth)’는 통상 입원이 필요한 복잡한 치료를 가정 방문으로 제공하는데, 환자에게는 편의를,  보험 회사에는 비용 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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