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죽음 인정 못해서"…차량에 시신 은닉한 50대

50대 남성이 숨진 90대 부친의 시신을 차량에 은닉했다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11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어제 오후 8시 35분쯤 수원시 팔달구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주차장의 주차관리자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는 차량이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문제의 에쿠스 차량을 발견한 뒤, 인근에서 차량 소유주인 50대 남성 A 씨를 만났습니다.

경찰이 A 씨의 차량을 수색하자, 뒷좌석에서 옷가지 등에 싸여 있는 시신 1구가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A 씨의 아버지인 90대 남성 B 씨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와 "열흘 전에도 B 씨와 통화했다"는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B 씨가 수일 전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생전 B 씨를 부양하며 단둘이 살아왔으며, 현재까지 B 씨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극진한 효자였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가 숨지자 A 씨가 장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신을 한동안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다녔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B 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현재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인 관계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조사해봐야 한다"며 "부검 결과에 따라 A 씨에 대한 입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